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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이젠 대놓고 싸게 산다?…내일부터 사라지는 '단통법'

한지연 기자

입력 : 2025.07.21 09:23|수정 : 2025.07.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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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1일) 친절한 경제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합니다. 내일이면 단통법이 11년 만에 폐지가 된다고 하는데 일단 이 단통법이 뭐고 왜 없어지는 건가요?

<기자>

단통법은 애초에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막기 위해서 나왔는데, 결국 이 모두가 휴대전화를 비싸게 산다는 비판과 함께 이번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단통법은 2014년 10월 혼탁한 보조금 경쟁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당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렇게 이동통신 3사가 고가의 불법 보조금을 뿌리며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는데요.

공짜폰이다, 마이너스폰이다, 이런 이름으로 비정상적인 판매가 다반사였고, 같은 통신사 가입이라도, 언제 사느냐,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휴대전화 가격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에 소비자들 피해가 컸습니다.

그래서 이걸 막겠다고, 정부는 보조금을 획일화하는 단통법을 시행하게 된 거죠.

이통사가 지원금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하고, 유통점이 추가 지원할 수 있는 걸 공시지원금의 15% 이내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서 유통점 간 경쟁이 없어져, 소비자들이 싸게 휴대전화를 살 권리는 없어졌고, 거기에 불법 보조금까지 음성적으로 이어져서 제도 실효성까지 제기됐습니다.

이런 부작용으로 국회는 2023년 단통법 폐지를 위한 법안 논의에 착수했고, 지난해 법적 정비를 마치고 내일 폐지를 확정하게 된 겁니다.

<앵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 궁금한 건 단통법이 폐지되면 그래서 결국 유리해지는 건가요. 아니면 불리해지는 건가요?

<기자>

유리해지는 거죠. 한마디로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놓고 싸게 팔 수 있는 거고요.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놓고 싸게 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소비자가 휴대전화를 살 때 받는 지원금은 크게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공시지원금과 대리점, 판매점 같은 유통망이 제공하는 추가 지원금으로 나누는데요.

일단 단통법이 폐지되면 이통사의 공시의무가 사라집니다.

대신 '공통지원금'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유통점은 자율적으로 추가 보조금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고객 유입이 더 활성화되고, 그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보조금도 전면에 내세울 수 있게 되죠, 그럼 사라졌던 '마이너스폰' 형태가 다시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단말기 가격이 100만 원이라고 해도, 지원금이 이걸 초과하게 되는 거고요, 기존에 불법으로 간주했던 '페이백'도 허용되게 됩니다.

단말기 할인 대신 월 통신비를 최대 25%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 할인은 유지되는데, 기존에는 이 경우 추가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지만 이제는 지원금도 또 중복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단통법 이전처럼 판매처에 따라 보조금이 달라지고, 소비자는 같은 기기를 싸게 혹은 비싸게도 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여러 매장을 비교해서 조건을 따지게 되면 좀 더 유리한 가격에 휴대전화를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한마디로 휴대전화를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게 된다는 건데 아무래도 좋은 점만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도돌이표처럼 또 고령자와 사회적 취약계층 같은 요금제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보조금 많이 준다고 하면 할수록 그쪽에서도 요구하는 것도 많겠죠.

보조금 많이 준다고 덜컥 사인하면 안 되고 계약서를 보고 또 보고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요.

고가 요금제를 오랫동안 가입하고 있어야 한다든가, 각종 부가서비스 가입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요금제 유지 기간이나 위약금, 추가 조건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겠습니다.

일단 한동안 보조금 전쟁은 치열할 걸로 보이는데요.

가입자 유치를 위해 통신사들이 고액보조금에다, 파격적 마케팅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몇 달 전에 해킹사고로 8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잃은 SK텔레콤은 상당히 공격적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주, 애플은 3분기에 속속 신형폰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단통법 폐지에 따른 초기 시장 분위기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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