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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서 '난민 반대' 동시다발 극우 집회

홍영재 기자

입력 : 2025.07.20 00:39|수정 : 2025.07.20 00:39


▲ 폴란드 난민 반대 시위현장

최근 민족주의 세력이 득세하는 폴란드에서 19일(현지시간) 대규모 난민 반대 시위가 열렸다고 폴란드 매체 TVP 등이 보도했습니다.

극우 정당 자유독립연맹(KWiN)은 바르샤바·크라쿠프·포즈난·브로츠와프 등 80여 곳에서 '이민 중단'을 구호로 내걸고 집회를 열었습니다.

KWiN은 이날 집회에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참가해 폴란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이민 시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크시슈토프 보사크 KWiN 공동대표는 "폴란드인은 조국의 안보를 걱정할 권리가 있다. 다른 이들의 주장과 달리 여기에는 증오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이 같은 집회가 반이민 정서와 인종차별을 부추긴다고 우려했습니다.

아담 보드나르 법무장관은 집회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거의 매일 피부색에서 비롯한 다양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극우 집회는 외국인 혐오와 폭력을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바르샤바에서는 '파시즘을 멈춰라.

난민 환영'이라는 구호를 내건 맞불 집회가 열려 3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했고 경찰이 극우 시위대에 포위된 반대 진영 참가자 여러 명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독일(170만명) 다음으로 많은 약 100만명 보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에서 유입되는 난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왔습니다.

폴란드는 이들이 서방 일원인 폴란드의 사회 불안을 일으키려고 중동 등지에서 난민을 모집해 고의로 밀어낸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5월에는 독일이 폴란드 쪽에서 국경을 넘는 난민을 차단하고 돌려보내기 시작하면서 반이민 정서가 더 고조됐습니다.

폴란드 극우 세력은 독일이 떠넘기는 난민을 막겠다며 자경단을 꾸려 자체 검문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는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출신 이민자가 저지른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기름을 부었습니다.

최근에는 파라과이인이 공공장소에서 미성년자를 불법 촬영 중이라는 헛소문에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KWiN의 스와보미르 멘트젠 공동대표는 반이민 바람을 타고 지난 5월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14.81%를 득표해 돌풍을 일으켰다.

토마시 시에모니아크 내무장관은 극우 정치세력을 겨냥해 "이민 문제와 폴란드 내 외국인의 존재를 이용하려는 이들에게 호소한다.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여주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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