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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도 조력 사망 허용…말기 환자 "스스로 생 마감 선택" 가능

김수형 기자

입력 : 2025.07.19 16:30|수정 : 2025.07.19 16:30


▲ 조력 사망 허용 법안 통과시킨 슬로베니아 국회의 모습

동유럽 국가 슬로베니아가 조력 사망을 공식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슬로베니아 국회는 어제(18일, 현지시간) 조력 사망을 허용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0표, 반대 34표, 기권 3표로 통과시켰다고 AP와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번 표결은 지난해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당시 유권자의 55%가 조력 사망 법 제정에 찬성한 바 있습니다.

통과된 법안은 의식이 있는 말기 환자가 더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고, 적용 가능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 조력 사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치료를 통해 상태가 개선되거나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해당됩니다.

다만 정신 질환으로 인한 고통은 조력 사망 사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슬로베니아 조력 사망 허용법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시행될 예정입니다.

법안을 지지한 집권 여당 자유운동 소속 테레자 노박 의원은 "조력 사망에 대한 권리는 의학의 패배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야당인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은 "이번 법안은 인간 존엄성과 취약 계층의 생명 가치를 훼손하는 문을 여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조력 사망은 환자 스스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물을 복용해 생을 마감한다는 점에서 연명 치료 중단과 달리 '적극적 안락사'로 분류됩니다.

윤리적으로 가장 민감한 논쟁 중 하나로, 나라마다 허용 기준과 방식은 다릅니다.

유럽에서는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 조력 사망을 인정하고 있으며, 호주와 캐나다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일부 주(州)에서는 조력 사망이 가능합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조력 사망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 심의가 진행 중입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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