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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복판에서 사망 사고라니…" 도로 지나다 날벼락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7.17 06:56|수정 : 2025.07.17 09:46

경기 오산시 옹벽 붕괴에 주민 불안


"세교 신도시 사람들이 매일 같이 이용하는 도로인데… 너무 황당하죠."

16일 오후 9시쯤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주변에서 만난 시민 A 씨는 무너져 내린 흙더미를 보며 혀를 끌끌 찼습니다.

이날 오후 7시 4분 가장교차로에서는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져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구조 작업이 밤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A 씨를 비롯한 인근 주민 수십 명은 이따금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소방 당국의 구조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A 씨는 "아파트 단지와 불과 100여m 떨어졌고, 수원권이나 평택권으로 출퇴근하는 차들로 정체가 빚어지기도 하는 곳"이라며 "말 그대로 동네 한복판인데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 B 씨는 "아무리 빗줄기가 강했다지만 큰 도로를 받치는 옹벽이 저리 힘없이 무너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공이나 관리가 정상적으로 된 건지 의문"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습니다.

사고로 매몰됐던 40대 남성 운전자는 사고 5시간 만인 이날 오후 10시쯤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습니다.

소방 당국은 실종자의 매몰 위치를 비교적 빠르게 파악했으나, 추가 붕괴 우려로 인해 대형 굴삭기 2대로 부서진 옹벽 잔해물을 고정한 뒤 소형 굴삭기 2대로 차량 주변 토사물을 파내는 방식으로 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어 실종자가 맨눈으로 식별된 시점부터는 구조대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주변 토사물을 걷어내며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종자가 구조된 이후인 오후 10시 30분 현재도 혹시 모를 추가 실종자를 찾기 위한 잔해물 정리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몰 현장 주변은 붕괴 우려로 인해 수백m 지점까지 구조 인력을 제외한 취재진 및 시민들의 접근이 통제됐습니다.

고가도로 아래뿐 아니라 위쪽 고가도로 300여m 구간 역시 붕괴 우려로 인해 오후 5시 29분부터 양방향 통행이 차단된 상태입니다.

붕괴한 옹벽 구간은 20여m로 알려졌으며, 옹벽과 함께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편도 2차로의 고가도로 포장면도 일부 깎여나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쯤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수원 방면 차로에서는 지름 수십㎝ 규모의 도로 파임(포트홀)이 발생하면서 경찰과 오산시에 의한 긴급 복구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이날 사고 직전인 오후 6~7시 오산 지역의 시우량은 39.5㎜를 기록해 폭우가 붕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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