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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세 나라의 공통점은 농산물 시장을 열었다는 겁니다. 트럼프 정부가 미국 농산물 수출을 특히 더 챙긴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 미국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게 뭐고 현재 상황은 어떤지 엄민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을 겪으며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 제한을 풀라는 게 미국의 줄기찬 요구입니다.
일본과 중국, 타이완이 최근 몇 년 새 월령 제한을 풀어 사실상 한국만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육류수출협회는 월령 제한이 풀리면 최대 1억 7,500만 달러의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미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최대 수입국인 데다, 한우 농가는 물론, 먹거리 안전에 예민한 국내 소비자를 설득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김지현/서울 강서구 : (미국산) 덩어리 고기는 좀 구매하는 편인데, 그렇게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되면 손이 안 가겠죠. 아이가 먹고 가족들이 먹는 음식이다 보니까….]
사과는 지난 1993년 미국의 수출 요청 이후 33년간 검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8단계 검역 절차 중 2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해 '금사과' 논란이 보여주듯 작황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심해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농민 반발과 과학에 기반한 검역 주권을 양보한다는 비판을 넘어서야 합니다.
[송종만/경북 청송 과수원 운영 : 사과가 무너지면 배도, 복숭아도, 감도, 결국 한국 과수산업 전체가 무너집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사람이 떠나버린 농촌, 텅텅 빈 고향, 지역 경제의 몰락만 남을 것입니다.]
미국 쌀은 한해 13만 톤 가량 5%의 저율할당관세로 수입돼 대부분 가공식품 등에 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쌀 시장의 폐쇄성을 거론해 왔는데, 식량 주권, 식량 안보와 직결된 상징적 품목이라 추가 개방은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장상식/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 트럼프 대통령이 농민 계층으로부터의 지지 기반이 좀 많다 보니까요, 외국의 시장 개방을 본인의 성과로 포장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농산물 시장 개방 여부는 미국 내 제조업 투자와 협력, LNG 수입, 방위비 분담 등과 얽혀 있어, 국내 여론과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게 과제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VJ : 김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