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 관련 위증 여부를 두고 격돌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강 후보자를 과도한 의혹 제기로 '악마화'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말 바꾸기로 일관하는 '부적격 인사'라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야당이 청문회를 인신공격과 모욕으로 만들어가면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을 말도 안 되는 악마화, 모욕으로 덧씌워가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후보자가 계속 (발달장애) 딸 얘기를 하는데 저도 안타깝지만, 딸을 키워본 엄마 입장에서 보좌진에게는 더 따뜻하게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리드해야 한다고 본다"며 "후보자는 더 이상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자진해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이날 저녁 속개 전 공개된 한 매체의 보도를 두고 또다시 여야 간 진실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SBS는 강 후보자가 보좌진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대화에는 강 후보자가 집으로 보좌진을 부르면서 자기 집 쓰레기를 걸어서 10분 거리의 지역구 사무실로 가져가 버리라고 직접 지시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보도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지난 9일 SBS에 보낸 공식 답변서에서 "퇴직한 보좌진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강 후보자는 보도가 나오기 전 청문회에서 의원실 보좌진에게 쓰레기를 대신 버리라고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먹던 음식을 다음 날 먹기 위해 차에 두고 나왔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의혹을 제기한 보좌진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취한 적이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국민의힘 이달희 의원은 "보좌진 갑질에 대해 거짓 해명으로 버티다가 청문회에서 모호한 언어로 황당한 답변을 이어가는 강 후보자는 도대체 민주당 보좌진 수준을 어떻게 아느냐"며 "국회 보좌진들이 쓰레기와 의원이 먹는 음식을 구분 못 하는 정도의 수준이냐"고 쏘아붙였습니다.
같은 당 한지아 의원도 "사람에 대한 존중이 있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가야 한다. 그게 사회의 정의이고 민심"이라며 "위증죄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고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강 후보자가 고소·고발을 했나, 하겠다고 예정했느냐"며 "실무자들이 만든 자료에 고발 조치라고 돼 있으면 사실과 다른 얘기다. 그게 잘못된 자료 아니냐"고 반박했습니다.
이연희 의원은 "텔레그램이 공문서인가. 매체에 어떤 답변을 한 것에 무슨 공적인 책임을 지느냐"며 "거짓말, 위증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발동을 하고 군인을 국회에 투입하면서 '국회의원 잡으라고 한 적 없다'고 말한 게 대표적인 거짓말"이라고 맞섰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후보자가 정보 제공을 미동의해서 못 받은 자료는 동의만 하면 해결되는 것인데 동의하는 게 뭐가 어렵나"라며 "언제까지 (제출하겠다는 것을) 못 박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김한규 의원은 "공통 요구 자료를 보면 강선우 후보자는 87.1%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김행 (전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28.5%,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은 38.2%밖에 제출을 안 했다"며 "강 후보자가 전례보다 많은 자료를 제출했는데 일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청문회를 공전시킬 수는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청문회는 보좌진 갑질 의혹, 배우자 스톡옵션 논란 등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면서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진행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