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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엔 '경제난' 호소했지만…"명백한 살인 행위"

김진우 기자

입력 : 2025.07.15 06:34|수정 : 2025.07.1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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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4일) 경기 화성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 부모까지 일가족 4명이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아무리 삶이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선택권이 없었을 어린 자녀들의 목숨을 앗아간 행위는 명백한 살인입니다.

김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화성의 한 아파트.

어제 오전 9시 반쯤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 수색 결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두 학생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곳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는 부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삶이 힘들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파트 주민 : 부모가 힘들다는 이유로 자녀들까지 의사와 상관없이 죽은 거니까, 애들은 부모한테 싫다고 말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게 되게 안타깝고….]

최근 부모가 어린 자녀들과 함께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40대 지 모 씨는 지난달 1일 전남 진도항에서 아내와 고등학생 아들 두 명을 승용차에 태우고 바다로 돌진해 가족은 숨졌고, 자신만 차량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에 시달려 아내와 범행을 결심했다"며 "아이들이 부모 없이 힘든 생활을 할 거라 생각해 수면제를 먹였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지난 4월 경기 용인에서도 50대 남성이 사업 실패 등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부모와 아내, 10대와 20대 자녀를 수면제를 먹여 살해했습니다.

[이화영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아동에게 삶과 죽음을 선택하는 어떤 물음의 절차를 밟은 것도 아니고, 지레짐작해서 아동에게 행위를 강요한 것이기 때문에 살해 후 자살은 사회적 물의가 될 수밖에 없고….]

경찰은 숨진 일가족 4명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고, 유가족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박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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