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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 달리는데 "차 세워"…대뜸 택시기사에 '퍽퍽'

권민규 기자

입력 : 2025.07.14 20:50|수정 : 2025.07.1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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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시 타고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택시 기사를 마구 폭행한 3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는데 택시가 일부러 길을 돌아가는 거 같아서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권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28일 새벽 1시쯤, 술에 취한 남성이 택시에 오릅니다.

[(기사님한테 시비 걸지 말고.) 아이, 뭘 시비를 걸어.]

취기가 오르는 듯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이 남성, 대뜸 국도 변 한가운데 택시를 세워달라고 요구합니다.

[아저씨. (왜요?) 아, 세워주세요. (예?) 세워주세요. (아, 가야지. 아직 더 가야 돼.)]

그러자 갑자기 욕설을 퍼붓는 남성.

[아이 XX. 아까 집에 갔는데. XX. 적당히 하라고. 내가 XX 때릴까?]

급기야 기사에게 수차례 주먹을 휘두릅니다.

기사가 차를 세우겠다고 하자 2차 폭행이 시작됩니다.

[앉아 계세요? 이 XXX야. 웃기고 있네 이 XXXX야. 야! 이리로 와 봐! (아이고 잠깐만 잠깐만.)]

가해 남성은 택시기사가 이곳에 차를 세우고 경찰에 신고하는 동안 택시에서 내려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 '이러다가는 죽겠구나' 생각이 들어서 얼른 차를 세웠죠. (택시 일을) 한 20년 정도 했는데 이런 경우를 처음 당해봐서 이 일을 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택시가 일부러 돌아가는 것 같아 그랬다고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운전자 폭행은 해마다 4천 건가량 발생하고 있는데, 이중 택시 기사 폭행은 1천500여 건으로 40%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택시 기사 폭행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격벽 설치는 좁은 공간의 불편함과 비용 부담으로 보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재원/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 : 실질적으로는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법의 강화와, 그리고 격벽 설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가해 남성을 특별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으로 불구속 송치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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