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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토끼등 새 화장실 설왕설래…"경관저해" vs "악취저감"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7.14 14:19|수정 : 2025.07.14 14:20


▲ 강기정 광주시장, 무등산 화장실에 항의 현수막

무등산국립공원에 새롭게 설치된 화장실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악취와 벌레 민원을 해소하고자 토끼등 인근에 새 화장실을 설치했는데 오히려 경관을 저해하고 바람길을 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14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주말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해 국립공원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무등산 화장실 조성에 대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항의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강 시장은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등산을 오르던 중 시민이 토끼등 화장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 직접 가보니, 바람길을 막고 풍경을 해치는 화장실이 조성돼 등산객들이 철거를 요구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시민이 사랑하며 쉬어가는 무등산에 대해 광주시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엉터리로 지어놓았다"며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에게 즉각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후속 조치를 다시 보고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광주시는 강 시장 명의로 무등산 등산로에 '국립공원공단 이사장님! 화장실! 이것은 아니지요'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앞서 국립공원공단은 기존에 운영하던 간이화장실에 빗발친 악취와 위생 민원을 해결하고자 이달 초 4억 2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무등산 토끼등에 높이 6m, 연면적 80.34㎡ 규모의 화장실을 준공해 개방했습니다.

그러나 화장실 외관이 공개된 이후 건물이 지나치게 클 뿐만 아니라 무등산의 자연환경과 이질적으로 조성됐고, 바람길을 막고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오는 8월 준공 예정인 장불재 화장실 역시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상하수도가 연결되지 않는 토끼등과 장불재에 물탱크와 정화장치를 설치하면서 크기가 커졌다"며 "탐방객들이 쾌적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강기정 광주시장 페이스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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