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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어린이들 덮친 미사일…이스라엘군 "어긋났다"

박재연 기자

입력 : 2025.07.14 10:22|수정 : 2025.07.14 10:23


▲ 가자지구 중부 알자위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스라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배급소에서 민간인 희생이 속출하는 와중에 식수를 받으러 갔던 어린이들이 무더기로 목숨을 잃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현지시간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에 가자지구 중부에서 물을 길으러 갔던 팔레스타인인 최소 8명이 숨지고 십수 명이 다쳤으며, 희생자 대부분은 어린이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사일은 이 지역의 이슬람 지하드 무장세력을 겨냥했지만, 오작동으로 인해 목표 지점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고 이스라엘군(IDF)은 설명했습니다.

IDF는 성명에서 "관련 없는 민간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 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 공습이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의 한 급수 시설을 강타하면서 어린이 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습니다.

최근 몇 주간 가자지구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연료가 부족해 해수 담수화 및 위생 시설이 가동을 멈췄고, 이에 주민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물을 채울 수 있는 급수 시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 급수시설 공습 몇 시간 후 이스라엘이 가자시티의 한 시장을 공습해 12명이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IDF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가자지구에서 1년 9개월 넘게 이어지는 전쟁을 멈추기 위한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참상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이스라엘군 공격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특히 주민들이 몰리는 구호품 배급 현장에서 사상자가 속출하는 비극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지난 5월부터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받으러 온 주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GHF가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시작한 5월 말부터 거의 매일 배급소 인근에서 총격과 인명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5월 말부터 이달 7일까지 GHF 배급소 인근에서 615명, 구호 호송 경로에서 183명 등 총 78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래 사망자는 13일 기준 5만 8천 명을 넘었으며, 최근 24시간 동안 139명이 추가로 숨졌습니다.

보건부는 사상자 집계에서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지는 않으나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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