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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이란에 '우라늄 농축 제로' 조건 수용 요구"

윤창현 기자

입력 : 2025.07.13 14:22|수정 : 2025.07.13 14:22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맹국인 이란을 상대로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미국과 핵합의를 하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현지시간 12일 보도했습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제로'를 통해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최근 몇 주 간 이란 측에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한 유럽 국가 당국자는 "그러나 이란 측은 그런 내용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스라엘 정부에도 같은 내용을 알렸다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이런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란의 핵심 동맹국인 러시아가 미국과 이란이 조율 중인 핵 협상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역량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데 동의하겠다는 의미라 주목됩니다.

러시아는 새 이란 핵합의가 이뤄지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제거를 돕겠다는 입장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이란의 원자력발전을 위해 3.67% 농축 우라늄을 제공하고, 이란의 연구용 원자로와 핵 동위원소 생산을 위해 20% 농축 우라늄도 소량 공급해주겠다는 것이 러시아의 입장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란에선 러시아의 '우라늄 농축 제로' 요구가 있었다는 내용을 부인하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반관영 뉴스통신 타스님은 푸틴이 그런 내용의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이 '우라늄 농축 제로'를 고수하면 핵합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때인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는 이란의 핵연료 재처리와 농축을 제한했지만 농축을 원천 봉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는 이런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복원했고, 트럼프 2기 정부는 지난달 이란의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의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이란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핵협상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물밑 대화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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