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셀 보우트 미국 예산관리국 국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부 건물 보수공사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지출했다며 제롬 파월 의장을 재차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러셀 보우트 미 예산관리국 국장은 자신의 엑스에 "제롬 파월 의장은 연준을 심각하게 잘못 관리하고 있다"라며 파월 의장에게 보낸 항의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보우트 국장은 "연준이 2023년 회계연도부터 역사상 처음으로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은 본부의 보수공사에 예산을 초과해 지출하고 있다"라며 "현재 (공사 비용이) 초기 비용보다 약 7억 달러(약 9천600억 원) 늘어난 25억 달러(약 3조 4천억 원)에 달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보수공사는 테라스 루프톱 정원, 인공 폭포, VIP용 엘리베이터, 고급 대리석 등이 포함됐다"라며 "1 제곱피트 당 비용이 유서 깊은 연방 건물의 두 배에 해당하는 1천923달러(264만 원)에 달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도 현재 달러 가치로 30억 달러(약 4조 1천억 원) 정도"라며 연준 보수공사 비용이 궁전을 짓는 비용만큼이나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우트 국장은 파월 의장이 지난달 말 미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상원에서 파월 의장은 연준 보수 공사 비용이 과도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부정확하다"라고 해명하며 "VIP 식당, 새로운 대리석, 특별한 엘리베이터는 없다. 전부터 있던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있을 뿐이며 인공 폭포나 양봉장, 옥상 테라스 정원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 이사는 이 증언이 거짓말이라면서 "기만적"인 증언으로 고의로 상원의원들을 오도한 것이므로 파월 의장을 해임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보우트 국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예산관리국장을 지낸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 파월 의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이후 자신의 금리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압박해 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