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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무려 46%를 기록한 중국 기업 로보락.
최근 로보락이 한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국에서 수집하고 처리해 온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로보락은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개정하며 '중국에서 직접 개인정보를 수집·처리한다'는 조항을 추가했습니다.
로보락의 로봇청소기에는 집 안 곳곳을 스캔하는 카메라와 센서 기능이 탑재돼 있습니다.
집 안 구조를 기억해 효과적으로 청소하는 수준을 넘어 자칫 초상권 정보나 민감한 영상 데이터까지 전송, 수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사용자들 사이에 커졌습니다.
특히 중국이 몇 년 전부터 CCTV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을 통제하고 관리한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한국 사람들의 정보까지 중국 기업과 당국이 모으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는 겁니다.
[시민 : 제 개인정보가 이렇게 팔리는 것 같아서 조금 불쾌합니다. 누가 날 훔쳐보면 어떡해요.]
가정 내 와이파이와 연결된 로봇청소기는 실시간으로 집 내부를 촬영하고 전송할 수 있는데 여기에 영상은 물론 소리까지 포함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엔, 해킹을 우려했다면 이제는 정상적인 환경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이 가능한 상황이 된 겁니다.
[황석진/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교수 : 로봇청소기 같은 경우에는 일단 카메라가 다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또, 음성 인식 기능이 있습니다. 이제 그런 부분을 다 수집하는 거죠. 이게 상당히 개인정보 중에서도 민감 정보예요.]
로보락의 최신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는 중국 항저우에 있는 사물인터넷 기업 '투야(TUYA)'와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되었는데
투야는 지난 2021년 미국 상원에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제재 신청 대상에 이름을 올렸던 기업입니다.
이런 논란에 로보락 측은 "중국 본사에 열람 권한은 있지만, 개인정보를 중국으로 반출하거나 저장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본사의 '열람 권한'을 인정한 것 만으로도 충분히 유출이 가능한 기술적, 제도적 상태로 판단되는 상황입니다.
[황석진/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교수 : 마음만 먹으면 그런 데이터를 빼내서 다른 쪽에다가 판매를 한다든가, 다른 쪽에서 악용한다든가 이럴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거죠.]
로보락 측이 영상 데이터가 기기 내에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되며, 자사 서버에는 보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중국의 데이터보안법에 따르면 정부 요청 시 기업들은 즉시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시 국내 기업의 경우 처벌 규정 등이 명확하지만 해외에 본사를 둔 IT 기업들에 사실상 법적 통제력이 미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황석진/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교수 : 국내에 적을 두고 있는 기업에 대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든가 기타 법률을 위반하게 되면 형사 책임을 지고 있고요. 통제력은 국내에만 영향을 미치고, 해외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통제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공간인 집.
나와 가족들의 정보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 빠져 나갈 수 있어 개인정보의 해외 유출에 대한 관리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해당 콘텐츠는 AI 오디오로 제작되었습니다.
(취재 : 홍 기, 구성 : 최석훈(인턴), 영상편집 : 고수연,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모닝와이드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