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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 묶인 멀티탭에 에어컨 연결 12분 후 스파크…180도 발열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7.10 14:44|수정 : 2025.07.10 14:44


"문어발식 연결 아니면 멀티탭(이동형 콘센트)도 안전하지 않나요?"

최근 멀티탭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명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오늘(10일) 본부 훈련탑 앞에서 멀티탭 관련 화재의 위험성과 안전한 사용 방법을 알리는 실증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오늘 실험은 정격전류가 다른 멀티탭을 두고 배선의 묶임 여부와 소비전력 등을 달리해 그 변화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됐습니다.

멀티탭에 발생한 스파크(왼쪽)와 180도로 상승한 배선 온도
첫 실험에서는 정격전류가 10A인 일반 멀티탭에 소비전력이 2천800W인 에어컨을 연결해 최대 13.4A 전류가 흐르게 했습니다.

실험이 시작된 지 19분이 지나자 묶인 상태였던 멀티탭 배선의 온도가 70도까지 올랐습니다.

이어 같은 멀티탭에 소비전력이 2천800W인 에어컨 2대를 연결해 첫 실험의 두 배에 가까운 최대 26A 전류가 흐르게 했습니다.

그러자 21분 뒤 묶인 상태가 아니었던 멀티탭 배선의 온도가 100도까지 올랐습니다.

해당 실험에 이어 멀티탭 배선을 묶고 나머지는 같은 조건으로 다시 실험했더니 12분 만에 스파크가 발행되면서 배선의 온도가 180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실제였다면 큰 화재로 이어졌을 상황이었습니다.

대용량 멀티탭도 화재로부터 안심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정격전류가 16A인 대용량 멀티탭에 최대 12A 전류를 흐르게 했더니 실험시작 19분 뒤 배선의 온도가 61도로 측정됐기 때문입니다.

여러 종류의 멀티탭과 달리 벽면 콘센트는 안정적이었습니다.

정격전류가 16A인 벽면 콘센트에 최대 25A 전류를 흐르게 했는데도 실험 시작 12분 뒤 온도는 최초 32도에서 41도로 온도 변화가 적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멀티탭은 편리함 때문에 자주 사용되지만, 여러 전자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경우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소비전력이 큰 가전제품은 멀티탭이 아닌 벽면 콘센트에 직접 연결하고, 멀티탭 사용 시 정격전류를 확인하고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손상된 제품은 즉시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부산에서는 열흘 새 2건의 아파트 화재로 어린 자매들이 잇따라 숨졌는데 해당 화재의 공통된 원인으로 멀티탭이 지목됐습니다.

이달 2일 8살과 6살 자매가 숨진 아파트 화재는 스탠드형 거실 에어컨이 연결된 2구짜리 멀티탭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부산의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2만 3천547건의 화재 가운데 29.6%에 달하는 6천971건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습니다.

(사진= 연합뉴스TV 캡처·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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