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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어린이 165명 구한 영웅…그리스 휴가 즐긴 상원 의원

심우섭 기자

입력 : 2025.07.10 10:33|수정 : 2025.07.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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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4일 구조 요청을 받은 해안경비대원 '스콧 러스칸'은 폭우를 뚫고 어린이 여름캠프 '캠프 미스틱'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캠프에는 200여 명의 어린이들이 무너진 다리와 도로에 갇혀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지만, 헬기 한 대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결국 러스칸은 "아이들을 더 태우기 위해 자신이 남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스콧 러스칸/해안경비대 구조대원 : 당시에는 다친 사람들의 상태를 분류해 우선순위를 정할 담당자도 없었고,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다른 구조 현장과 헬리콥터에도 인력이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현장에 남고 대신 아이들을 더 많이 태우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장에 홀로 남은 러스칸은 도착하는 헬기마다 15명씩 차례로 아이들을 대피시켰습니다.

약 3시간 동안 구조된 아이들만 165명에 달합니다.

[스콧 러스칸/해안경비대 구조대원 : 아이들 상태가 정말 안 좋았어요. 친구나 가족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니까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있었죠. 그래서 아이들한테 '내가 지금 너희 곁에 있으니까, 꼭 안전하게 이곳을 빠져나가게 해줄게. 걱정하지 마'라고 계속 안심시켜줬습니다.]

지난해 훈련을 마친 신참 구조대원이자 첫 실전 투입이었던 러스칸.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임무를 수행한 그의 헌신에 미 전역에서 "진정한 영웅"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평범한 구조대원의 헌신과 대조적으로 자신의 지역구에 폭우가 예보돼 있었는데도 유럽으로 휴가를 떠난 연방 의원은 거센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구조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은 그리스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즐기고 있었던 겁니다.

4일, 홍수로 사망자가 속출하던 시점에 크루즈 의원이 아테네에서 관광 중인 모습이 SNS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시작됐고, 의원실은 "사전 계획된 휴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테드 크루즈/연방 상원의원 : 지금은 정치적 대립이나 비난을 주고받을 시점이 아닙니다. 구조 작업이 끝나고, 복구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돌아보는 시간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크루즈 의원은 2021년에도 텍사스 대정전 당시 가족과 멕시코 칸쿤으로 떠났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했던 전력이 있어 이번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취재: 이두현 / 영상편집: 고수연 / 디자인: 육도현 / 제작: SBS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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