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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어게인" 외친 지지자들, '다시 구속' 소식에 망연자실 해산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7.10 04:22|수정 : 2025.07.10 04:22


▲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직후 망연자실한 법원 앞 지지자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오늘(10일) 발부되자 법원 앞 지지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모여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울음소리와 욕설이 터져 나왔습니다.

지지자 200여 명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약 12시간 만인 오늘 오전 2시 12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집회 사회자는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던 나라가 이제야 완전히 망한 것 같다"며 특검을 '빨갱이'라고 힐난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지지자는 충격을 받은 듯 허공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몇몇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말이 안 된다"며 오열하거나 방송사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한순간 감정이 격해졌던 시위대는 영장 발부 1시간여 만에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경찰 50여 명은 시위대가 모두 해산할 때까지 안전 펜스 앞을 지키며 시선을 떼지 않았습니다.

시위대는 전날부터 이곳에서 '윤 어게인' 등 구호를 외치며 윤 전 대통령 구속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법원의 영장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향하며 시위대 대부분이 해산했으나 이들은 "판사들을 압박하겠다"며 남아 밤을 새웠습니다.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지지자 100여 명도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눈물을 흘리고 펜스를 발로 차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전날 서초동 일대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 1천500여 명 이상이 모이면서 과격한 폭력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의 첫 구속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겪은 경찰과 법원의 엄중 대처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서부지법 난동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은 현재 총 96명으로, 법원은 잇달아 중형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전날 경찰은 당초 기동대 30여 개 부대 약 2천 명을 투입하려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 45개 부대 2천700명가량으로 증원했습니다.

법원 입구에서는 방호 담당 직원들이 출입자들의 신분증과 소지품을 검사했고, 안전 펜스와 경찰버스 수십 대로 차벽이 세워졌습니다.

실제 전날 저녁에는 한 지지자가 다른 시위대에게 "서부지법 사태 같은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도발에 넘어가서 폭력은 쓰지 말라"고 '자체 경고'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밤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시위대 상당수가 귀가하고 일부 지지자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것 또한 소요 가능성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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