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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 박정훈 '항명 사건' 항소 취하…무죄 확정

편광현 기자

입력 : 2025.07.09 16:48|수정 : 2025.07.09 16:48


▲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형사 재판에 대한 항소를 오늘(9일) 취하했습니다.

상부의 압력에도 '채 상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경찰에 이첩했다가 재판을 받은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10월 군 검찰에 기소된 뒤 약 1년 9개월 만에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이 특검은 오늘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연 브리핑에서 "원심 판결과 객관적 증거, 군 검찰 항소 이유가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박 대령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특검은 "박 대령이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초동 수사하고 해당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것은 법령에 따른 적법한 행위"라며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공소 제기한 것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1심 법원은 이 사건을 이미 1년 이상 심리해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특검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현 단계서 판단 근거를 상세히 밝히기 어렵지만, 향후 결과를 보면 누구든 이견 없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은 앞으로도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특검팀은 이 특검의 발표 직후 법원에 항소취하서를 접수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 절차는 자동 종료됐으며, 박 대령의 1심 무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 대령은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를 지휘한 인물입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한 초동 조사 결과에 대해 군 수뇌부가 이첩 보류 지시를 내리자, 박 대령은 이를 '수사 외압'이라고 판단하고 경찰 이첩을 강행했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올해 초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군 검찰이 항소해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순직해병 특검법상 특검은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특검은 지난 2일 정식으로 사건을 이첩받아 공소 유지를 담당해 왔습니다.

한편, 당시 해병대에 기록 이첩 보류를 지시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은 입장문에서 "특검은 박정훈 대령의 공판 사건을 군 검찰로부터 이첩받을 권한도, 항소를 취하할 권한도 없다"며 "위법적이고 월권적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정민영 특검보는 오늘 브리핑에서 "충분히 법리적 검토를 했고, 특검법상 공소 유지 권한 안에 항소를 취하하는 권한도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며 "법령에 따른 권한 행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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