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트럼프, 우크라 패트리엇 추가지원 검토…"헤그세스, 독단적 무기 지원 중단"

김경희 기자

입력 : 2025.07.09 16:21|수정 : 2025.07.09 16:21


▲ 8일 백악관 내각회의실에서 열린 내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오른쪽) 국방장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시스템 1세트를 추가로 보내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익명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패트리엇 시스템 1세트는 발사기 2대 혹은 3대, 레이더 1대, 지휘통제소 1대, 그리고 발사기로 발사되는 요격미사일 여러 발로 구성됩니다.

만약 이런 추가 지원이 현실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됐던 것보다 더 많은 주요 무기 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을 승인하는 첫 사례로 백악관으로선 의미가 크다고 신문은 강조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패트리엇 시스템은 7세트 정도로 이 중 미국이 3세트, 독일이 3세트, 유럽 국가들의 컨소시엄이 1세트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 중 일부는 정비를 받아야 하므로 항상 모두가 동시에 가동 중인 것은 아닌 걸로 추정됩니다.

패트리엇 시스템은 1세트에 10억 달러, 우리 돈 1조 4천억 원 안팎이며 패트리엇용 요격미사일은 1발에 400만 달러, 우리 돈 55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 중단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지난주에 중단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재개하고 패트리엇용 요격미사일 10발을 즉각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만 이는 원래 미국이 중단한 지원 계획에 포함돼 있던 것보다는 수량이 적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세워진 지원 계획에 따라 패트리엇용 요격미사일 30발 등을 포함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주겠다고 했다가, 지난주에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무기 전달을 중단시켰습니다.

당시 지원이 중단된 무기 중에는 패트리엇용 요격미사일뿐만 아니라 155㎜ 포탄 8천500여 발, 하이마스용 정밀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LMRS) 250발 이상,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142발, 중거리 레이더 유도 공대공 미사일인 AIM-7(스패로우), AIM-120 공대공 미사일, 단거리 스팅어 미사일, AT-4 유탄 발사대 등도 있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지원 중단 조치를 이달 1일 발표하면서 미군 무기 재고 감소 우려를 이유로 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밤 "그들(우크라이나)은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들은 지금 매우 심하게 얻어맞고 있다"며 무기 지원 재개 방침을 공표했습니다.

미 국방부의 무기 지원 중단 발표 1주도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뒤집고 무기 지원을 재개하기로 한 겁니다.

AP통신은 익명 취재원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미 국방부의 무기 지원 중단 결정을 모르고 있었으며, 백악관과 국방부 사이에 제대로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가 나온 데 대해 비공개 자리에서 짜증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CNN 방송은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선적 중단을 승인하기 전에 백악관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즉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은 헤그세스 장관이 대통령 보고도 하기 전에 독단적으로 결정해버린 사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가 아니었다는 것이 AP통신과 CNN이 인용한 취재원들의 주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 내각회의 자리에서 '무기 선적 중단 결정은 누가 승인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발끈하면서 "나는 모른다. 당신이 나에게 말해달라"고 역정을 냈습니다.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런 변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가 몇 달간 요구해 온 휴전 및 평화협정 체결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이래 공개된 것만 6차례에 걸쳐 푸틴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별다른 양보를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달 3일에 이뤄진 최근 통화 직후에는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으며, 8일 각료회의에서는 "푸틴은 우리한테 엄청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푸틴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