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미현 검사 (오른쪽)
2018년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안미현 서울중앙지검 검사(사법연수원 41기·46)가 검찰 내부망을 통해 임은정(30기·51) 서울동부지검장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하며 공개적으로 충돌했습니다.
오늘(9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임 지검장으로부터 "페이스북 글 읽었다. 우린 변명이나 항변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속상하지만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터널 밖으로 나갈 때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오늘을 바꾸어보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안 검사는 임 검사장이 답장을 읽지 않아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히며 "검사장님 말씀의 의미를 모르겠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바꾸면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안 검사는 "저는 검찰이 변해야 한다, 개혁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임 검사장님과 같은 생각이었다"며 "다만 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 지점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된 수사와 인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원랜드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것이 침해됐다고 생각해 대형 사고도 쳐봤다"며 "그 과정에서 어느 유력 정치인과 대척점에 서다 보니 당시 제가 근무하던 자리보다 훨씬 더 좋은 자리에 갈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된 검찰을 원했던 저의 행동이 저를 가장 정치적인 검사로 만들도록 길을 터준 셈"이라며 "그래서 그 자리들을 거절했다. 저 자신이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검사는 "저는 형사부 검사일 때는 제가 배당받은 사건에, 공판 검사일 때는 맡은 재판부 사건에만 충실했고, 검찰권 행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며 "이러한 저의 침묵이 임 검사장님이 말씀하신 '자업자득'이라면 더이상 변명이나 항변하지 않겠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검사장님께서 검찰이 바뀌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발견한 현답을 후배들에게 알려달라"며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어지도록 어떻게 오늘을 바꾸면 되는지 방향과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