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지도부 95% 궤멸' 하마스, 가자지구 통치력 80% 넘게 상실"

김경희 기자

입력 : 2025.07.07 14:28|수정 : 2025.07.07 14:28


▲ 가자지구 폐허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80%가량 상실했다는 하마스 보안군 고위 장교의 주장이 나왔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위 장교는 BBC에 음성 메시지를 통해 지난 수개월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마스의 지휘 및 통제 시스템이 붕괴했고, 지도부의 95%가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가자전쟁 첫 주에 입은 부상으로 임무에서는 물러난 상태라는 그는 "현실적으로 말하면, 안보 구조가 거의 남지 않았으며 95%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지도부가 사망했다"며 "현역에 있던 인물들도 모두 전사했다"고 전했습니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가자전쟁을 촉발한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맞서 게릴라전을 벌여왔습니다.

이 고위 장교는 하마스가 올해 초 이스라엘과의 57일간의 휴전 당시 정치·군사·안보 위원회를 재구성하며 조직을 재편성하려 시도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휴전 연장 협상이 결렬된 이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남은 지휘 체계도 공격했고, 하마스는 혼란에 빠졌다고 합니다.

이 장교는 "보안 상황에 대해 확실히 말하자면, 완전히 무너졌다. 어디에도 통제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치안도 완전히 무너졌다고 이 장교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하마스의 가장 강력한 보안 기관인 '안사르'를 약탈했고 매트리스, 심지어 (건물의) 아연판까지 모든 것을 훔쳤지만 아무도 개입하지 않았다"라며 "경찰도, 보안군도 없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하마스의 통제력은 '제로'(0)이다. 리더십도, 지휘도, 소통도 없다"라며 "월급은 밀리고, 받는다고 해도 쓸 수도 없다. 월급을 받으려다 죽는 사람도 있다. 완전 붕괴 상태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이 장교는 치안 공백 상황에서 지역 부족과 연계된 무장 단체가 점차 영향력을 얻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자금과 무기,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남부를 중심으로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단체는 베두인족 출신의 야세르 야부 샤바브가 이끄는 조직으로, 최근 이스라엘이 이 조직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장교는 하마스가 야부 샤바브에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다며, 이는 그가 적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가자지구 소식통은 야부 샤바브가 하마스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동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다른 무장 단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