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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동생이, 자기 회사의 지점을 형의 사무실에 등기해 뒀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태양광 사업자인 정 후보자의 동생은 대출 혜택을 받기 위해서 잠시 주소만 등록한 거라고 말했습니다. 대출받을 때 그 사무실은 정동영 후보자가 당시 임원으로 있었던 한 공익법인이 임대한 공간이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동영 통일장관 후보자 동생의 법인이 소유한 충남 부여에 있는 한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태양광 사업을 하는 정 후보자 동생의 법인은 이 발전소와 부지를 담보로 전북의 제2금융권에서 8억 원대 대출을 받았습니다.
[정 후보자 동생 지인들 : (정 후보자 동생이 다른 일을 하다가) 태양광인가 그걸로 빠지셨어요. (전화가 왔었어요. 땅 팔 거 있느냐고.)]
대출 시점은 2022년 4월 29일.
그로부터 21일 전, 정 후보자 동생의 법인은 전북 전주에 있는 한 사무실을 '지점'으로 등기했습니다.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지금은 정 후보자의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입니다.
등기 당시에는 정 후보자가 임원으로 있던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사단법인이 입주하고 있었습니다.
[인근 상인 : '대륙'은 (3층에) 계속 있던 거고. 이번에 이제 국회의원 되면서 2층으로 내려온 거고.]
'대륙으로 가는 길'은 통일 정책을 연구하는 국회 등록 비영리 단체인데,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기부금으로 해당 사무실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5천만 원가량 냈습니다.
정 후보자 동생은 '형의 사무실'을 '지점'으로 등록한 이유를 묻는 SBS에, "전라북도 관내 기업에게 주는 대출 혜택을 위해 주소만 잠깐 등록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지점 등기는 정 후보자가 통일장관으로 지명된 후인 지난 2일, 말소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농지법 개정안'과 지난 3월 '영농형 태양광 특례법'을 각각 공동 발의했습니다.
태양광 사업 지원 확대 방안이 담겨,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정 후보자 동생뿐 아니라 배우자와 두 아들은 지난 2020년 전북 전주에 가족 법인을 설립했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설비용량 100킬로와트 미만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 3곳 이상을 개인 명의로 운영해 왔습니다.
정 후보자 측은 "가족 법인의 사업은 올해 초 종료됐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가족 법인 등기이사 명단에 여전히 이름이 올라 있고, 상당수 발전소도 등기상 소유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 후보자 측은 동생의 지점 등기 경위 등을 묻는 SBS 질의에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양현철 / 영상편집 : 황지영 / 디자인 : 강혜리, 제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