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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경기도 성남에 문을 연 국내 첫 창고형 약국입니다.
130평 대형 매장에 2500여 종의 의약품이 진열돼 있어, 소비자가 마트처럼 직접 돌아다니며 약을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습니다.
[손님: 대량으로 구입할 때는 비교하면서 바로바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장점인 것 같긴 해요]
공장과 같은 인테리어 콘셉트에 쇼핑 카트에 약을 담아 계산대로 가져가면 두어 명의 약사가 복약 지도도 해줍니다.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동네 약국은 약사한테 어디 아파요? 그러면 약사가 추천해 주는 걸로만 받아야 해요. 근데 여기 같은 경우에는 제가 직접 제 눈으로 보고 고를 수 있다는 게 되게 큰 장점이에요.]
잘못 먹는 오용, 많이 먹는 남용 등에 대한 우려 섞인 의견도 있습니다.
[본인이 선택해서 사는 거기 때문에 아마 오남용 할 가능성은 좀 있을 것 같아요.]
대한약사회는 창고형 약국에 대해 “약국의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직 약사들도 복약 지도가 부족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합니다.
[홍정은 약사/일반약국: 진단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약사가 직접 확인하고 상담해 주는 과정이 약화되어 있어서 잘못된 약 선택이나 복용 실수가 발생할 위험이 큽니다.]
특히 소비자가 일반의약품을 약사 상담 없이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어, 사재기는 물론 약 배송에 대한 문제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홍정은 약사/일반약국: 큰 약국이 중앙 집권식으로 이렇게 약국을 운영하게 되면 동네에 있는 작은 약국들이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는 창고형 약국에 대한 거센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창고형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들이 환자들의 건강은 뒷전으로 하고 돈에만 눈이 멀었다고 비난하며 약사 커뮤니티에 사진을 퍼뜨리기도 한 겁니다.
[정두선 대표 약사/창고형 약국: (창고형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들 사진을 찍어 가고 커뮤니티에서 약사들에 대한 욕을 하고 여기 근무했다는 이유로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듣고 또 말도 안 되는 욕을 먹는다는 건 굉장히 불합리하잖아요.]
창고형 약국의 등장이 향후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의약품 판매 제도에도 소비자들을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명진 의사 평론가/이비인후과 전문의: 약국의 형태가 많이 이제 변화할 거라고 예측이 됩니다. 창고형 약국도 그런 거에 한 일부분이겠죠. 새로운 형태가 나오면 그에 맞는 어떤 그 전문가적 기준이 필요하단 말이에요 정부에서는 빨리 만드셔야 할 것 같아요.]
(취재 : 이선용, 구성 : 최석훈(인턴), 영상편집 : 김나온,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모닝와이드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