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계좌 4천 개 제공해 1조 8천억 돈세탁 도운 PG사 첫 적발

가상계좌 4천여 개를 범죄조직에 제공해 2조 원에 가까운 불법자금 세탁을 도운 전자결제대행(PG)사가 처음으로 적발됐습니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PG사의 실질적 대표 A 씨 등 4명을 입건해 2명을 구속,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3년 10월부터 1년간 보이스피싱과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등에 가상계좌 4천 565개를 제공하고, 가상계좌에 입금된 자금을 범죄조직의 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습니다.

송금된 범죄수익은 약 1조 8천억 원에 달하며, 일당은 수수료 명목으로 약 32억 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가상계좌는 PG사의 모(母)계좌에 연결된 입금 전용 임시 계좌번호로, 공과금 납부나 온라인 쇼핑에 사용됩니다.

은행과 계약한 PG사가 운영을 대행해 쇼핑몰 등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입니다.

사실상 무한대로 만들 수 있고, 피해자가 신고하더라도 모계좌가 아닌 해당 가상계좌 1개만 지급 정지됩니다.

A 씨는 불법 도박 총판업자를 '영업전무'로 영입하고 범죄조직들을 가맹점으로 모집해 돈세탁용 가상계좌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합수단 관계자는 "범죄 조직에 가상계좌를 직접 공급한 PG사에 대한 첫 수사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수단은 범죄수익 전부를 추징보전 조치해 몰수하고, 가상계좌를 사용한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