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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또 어린 자매 참변…'어떻게 이런 일이' 울음바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7.03 10:02|수정 : 2025.07.03 11:30


불이 난 아파트
"집이야 버리면 그만인데, 저 어린것들이 숨졌으니… 가슴이 너무 아파서 이야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심야 화재로 어린 자매가 참변을 당한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한 아파트에서는 출근길 바쁜 걸음을 재촉하던 40대 여성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화재가 난 6층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150여 가구가 거주하는 소규모 아파트여서 생전 아이들의 모습이 기억난다는 이 여성은 "지인의 지인이라 얼굴을 알았고, 인사도 잘하는 밝고 착한 아이들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불이 난 집은 발코니 유리창이 화마로 깨져 있었고, 검은 그을음은 위층까지 뻗어 있었습니다.

메케한 연기가 여전히 남아 있었고, 아파트 1층 출입문은 유리 등 낙하물 위험으로 인해 통제됐습니다.

초등생 자녀의 등교를 돕기 위해 나온 한 이웃은 "항상 웃고 있는 자매였다"면서 "초등학교 다니는 큰아이는 엄마가 차로 데려다주면 신나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습니다.

숨진 유치원생을 잘 안다는 이웃은 "사랑을 많이 받았고, 사랑을 줄 줄 아는 게 티가 나는 아이였다"면서 "그런 아이가 숨졌다고 하니 상상도 안 된다"고 전했습니다.

불에 탄 내부
이웃들은 자매의 부모가 아파트에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야간에도 문을 여는 점포를 운영했다고 말했습니다.

숨진 첫째가 다니는 초등학교 주변에서 장사를 했다고 합니다.

화재 당시 부모가 집을 비운 것에 대해 이웃들은 "일을 하러 가느라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은 불이 나기 2시간 30여 분 전쯤인 오후 8시 30분부터 아파트 내에 정전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민은 "정전 때문에 에어컨을 못 켜서 너무 힘들었고, 지인 집에 피신해 있다가 불이 난 소식을 들었다"면서 "나중에 와보니 메케한 냄새가 진동했고, 현장은 울음바다였다"고 말했습니다.

어젯밤 화재를 봤다는 한 중학생은 "누나가 아파트에서 탄 냄새가 난다고 빨리 대피하라고 해서 내려갔는데, 옆으로 보니 연기가 나오는 집이 보였다"면서 "정전됐다가 전기가 들어오는 타이밍이었는데 불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에서는 9일 전에도 부모가 일을 하러 집을 비운 사인 어린 자매가 화마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24일 전 4시 15분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에 있는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A(10) 양과 동생 B(7) 양이 숨졌습니다.

(사진=부산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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