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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팎서 1승, 또 1승…트럼프의 '아름다운 일주일'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6.30 05:53|수정 : 2025.06.30 05:53


▲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습니다.

외교 무대에서 무력 충돌을 중단시키는 성과로 강력한 영향력을 뽐냈고, 국내 정치에서도 핵심 법안을 밀어붙여 중요한 입법 문턱을 넘기는 정치력을 발휘했습니다.

연방대법원까지 우호적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엄청난' 승리로 한껏 고무된 모습이라면서 지난 한 주간 트럼프 대통령이 거둔 승리를 조명했습니다.

거론되는 첫 성과는 이란-이스라엘의 휴전 합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미군이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미사일로 타격한 지 단 이틀 만에 이란과 이스라엘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발표했습니다.

휴전 초기는 아슬아슬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합의를 파기했다며 비난을 주고받았습니다.

간신히 끌어낸 휴전 합의가 혹시 깨질까 노심초사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생방송으로 중계되던 기자들과의 문답 중에 이란과 이스라엘을 향해 거친 'F' 욕설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휴전 합의가 지켜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을 직접 공격한 군사적 '도박'이 통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스로를 '피스메이커'로 부를 때, 이 공격을 그 근거로 내세울 수도 있게 됐다고 BBC는 평가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도 1승을 챙겼습니다.

25일 나토 회원국들은 10년 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요구를 받아들인 결정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네덜란드로 날아가던 도중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에게서 극도의 아부가 담긴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 문자메시지로 그치지 않고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엄격한 아빠'에 비유하며 아부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흡족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뤼터 사무총장과 관련해 "나를 좋아하나 보다. 안 좋아한다면 돌아가서 세게 한 대 쥐어박아 줘야겠다"고 농담하기도 했습니다.

백악관도 뤼터 사무총장의 표현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아빠'로 지칭하는 동영상 여러 건을 연이어 올렸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날개를 달아줬습니다.

6대 3의 보수 우위인 미 연방대법원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 시민권'(속지주의에 입각한 미국 국적 부여) 금지 정책과 관련한 사건에서 개별 연방 판사가 연방 정부 정책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중단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기존에는 하급심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미국 전역에 일단 적용됐지만, 이날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그 결정의 영향력이 소송 당사자인 '원고'에게만 적용되게 됐습니다.

사법부의 행정부 견제 권한이 상당폭 제한된 셈입니다.

이 결정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법원의 제동으로 차질을 빚던 상당수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고 BBC는 설명했습니다.

이주민 추방정책의 치외법권처럼 기능해 이른바 '성지 도시'로 취급되던 도시의 기금을 동결하거나, 난민 수용 정책을 보류하고, 성전환 수술에 대한 정부 재정 투입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과 관련해 즉석 기자회견까지 열고 "헌법, 삼권분립, 법치주의가 기념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기뻐했습니다.

의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승전보가 이어졌습니다.

상원은 28일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절차 관련 표결을 찬성 51표, 반대 49로 가결시켰습니다.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의원 2명의 반란표가 나왔지만 이번 통과로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정이 넘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과 관련해 오늘 밤 우리는 위대한 승리를 지켜봤다"며 감격스러워했습니다.

지난 한 주간은 자타가 공인하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앞으로 앞길이 탄탄대로만 이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중점 정책인 '상호관세' 관련 합의가 중대변수입니다.

상호관세 유예기한 만료(7월 9일)가 단 열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현재 트럼프 정부가 체결한 무역합의는 영국·중국 등 2건뿐입니다.

한국을 포함해 50여 개 경제주체와 차등화된 상호관세 합의를 마련해야 하지만 당장 합의에 근접한 정황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유예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호관세 유예 시한 연장 여부에 대해 "연장될 수 있다"고 답했고, 주무 장관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미국 노동절인 9월 1일까지 완료하길 희망한다"고 발언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CNN방송은 "최악의 타이밍에 관세 합의가 교착 상태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지만 균열이 형성되고 있다. 관세가 중요한 요인이다. 합의가 지연될수록 불확실성이 더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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