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형사2부(왕해진 고법판사)는 오늘(25일) 알고 지내던 여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A(30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9월 대구의 빌라에서 알고 지내던 여성 B(30대) 씨와 말다툼을 하다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B 씨의 5살짜리 딸이 함께 있었고, 엄마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사 기관은 당초 A 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가 살해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재판부는 "30대 초반의 피해자는 자신의 삶을 제대로 꽃피워 보지도 못한 채 무참히 구타당해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다"며 "피해자 유족들은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유족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줄 것을 강력하게 탄원하고 있다"며 "사람의 가슴이나 복부를 장시간 타격할 경우 치명상을 입고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만큼 미필적으로나마 살해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범행이 피해자 주거지에서 이뤄져 피해자의 어린 자녀가 엄마가 폭행당해 죽는 장면을 목격하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 범행을 숨기거나 축소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23년을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