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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대표 사퇴에 전공의들 '동요'…"이제는 새 판 짜야"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6.24 12:24|수정 : 2025.06.24 12:24


장기화한 의정갈등 속 리더십 부재 비판을 받아왔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24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전공의들이 동요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전공의가 박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에 당황스러워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전공의들 내부 결속을 다지고 리더십을 회복해 시급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의료계에 박 위원장의 사퇴가 알려지자 복귀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 무책임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복귀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등 500여 명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는 박 위원장의 사퇴 소식에 "도망가는 거냐", "마지막까지 책임지지 않았다"는 등 날 선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전공의 대다수가 박 위원장 하나만을 바라보고 왔던 터라 배신감과 허무함이 더욱 큰 분위기입니다.

비판 여론 속에서도 박 위원장의 사퇴가 현 사태를 반전할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조심스레 고개를 듭니다.

최근 들어 이제는 복귀하고 싶다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박 위원장의 사퇴로 전공의 내부를 재정비하고 새 판을 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사직 전공의 A 씨는 "지금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박 위원장이 복귀를 말려서 안 들어갔는데 (사퇴하고) 혼자 어디 가느냐는 당황스러움과 이제는 새로운 판을 짤 수 있겠다는 기대가 혼재해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공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집행부를 만들고 의정갈등 해소와 전공의·의대생 복귀 등 현안을 시급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수련 중인 한 전공의 B 씨는 "전공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위원장을 호선하고 현 사태에 대한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면 한다"며 "지금까지 대전협이 전체 전공의들의 의견을 물은 적이 없었다. 전체 전공의들의 의견에 따라 (대전협의) 방향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직 전공의 김 모 씨 역시 "전공의들의 리더십을 빨리 회복해 현 사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를 빨리 선발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특히 가장 시급한 건 의대생인 만큼, 대전협과 의대생이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다만 갑작스러운 리더십 부재로 전공의 내부의 갈등이 격화하거나, 조직을 정비하다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 C 씨는 "당장 대표 자리가 비어있으니 대표하겠다는 사람들이 다수 생기게 되면 우리끼리 또 싸우다가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닐까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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