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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박테리아, PET병에서 타이레놀 성분 만든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6.24 08:58|수정 : 2025.06.24 08:58


▲ 네팔 카트만두에서 페트병 옮기는 노동자

세계적으로 방대한 양이 사용돼 폐플라스틱 문제를 유발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로부터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의 유효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을 생산하는 박테리아가 개발됐습니다.

영국 에든버러대 스티븐 월리스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에서 유전자 조작 대장균(E.coli)을 이용해 PET를 분해해 얻은 테레프탈산을 90% 이상의 높은 수율로 파라세타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월리스 교수는 "이 연구는 PET가 단순히 플라스틱 폐기물이 되거나 재활용 플라스틱이 될 운명이 아니라 미생물에 의해 질병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제품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PET에서 얻은 테레프탈산을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이용해 맥주를 만드는 것처럼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24시간 안에 92%의 높은 수율로 파라세타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은 실온에서 진행됐고 사실상 탄소 배출이 없습니다.

연구팀은 상업적 규모 생산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기술로 폐플라스틱에서 파라세타몰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연구는 대장균이 폐플라스틱에서 얻은 물질로 파라세타몰을 생산한 최초 사례일 수 있다며 폐플라스틱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유용한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생수병, 식품 포장재 등으로 널리 사용돼 세계적으로 매년 3억 5천만t 이상의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PET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데 이 기술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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