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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파는 데 1년도 걸려" 광주·전남 침체 장기화

류희준 기자

입력 : 2025.06.23 09:37|수정 : 2025.06.23 09:37


▲ 광주 광산구 아파트단지 전경

"광주 수완지구 대단지이고 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평형인데도 집 파는데 7개월 넘게 걸렸어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광주·전남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보다 광주는 늘고 전남은 줄어들어 아파트 회복세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몇 달 전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30평대 아파트를 매도한 임 모(53) 씨는 "이사를 해야 하는데 거래가 안 돼서 부동산에서 말한 금액보다 좀 더 내리겠다고 하고 7개월 만에야 집을 팔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파트 매도에 1년 4개월이 걸린 경우도 있습니다.

오 모(54) 씨는 "광주 서구 금호동의 20년 미만 아파트에 살았는데 수요가 적은 대형 평수여서 그런지 1년 넘게 걸렸다"며 "한동안 집 보러 오겠다는 연락 자체가 없을 때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준공 5년 미만 아파트들도 2천만 원 안팎으로 가격을 내렸음에도 거래 성사에 4∼6개월이 걸린 사례가 많았습니다.

올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아직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파트 거래량은 12만 3천16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10만 5천677건)보다 16.5% 증가했습니다.

광주는 4천510건으로 전년 동기(3천895건)보다 늘었지만 전남은 3천751건으로 전년 동기(4천205건) 대비 10.8% 줄었습니다.

공급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인구는 점점 줄고 실수요층도 제한적이어서 매수 심리 회복이 더딘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분양 물량도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합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4월 기준 광주의 민간 부문 주택 미분양은 1천298가구, 전남은 3천815가구입니다.

광주는 2024년 3월부터 미분양이 줄곧 1천 세대 이상이었고 전남은 2023년 4월부터 미분양이
3천 세대 이상입니다.

광주는 2021년 27가구, 2022년 291가구, 2023년 596가구, 2024년 1,242가구 등 미분양 가구가 계속 늘었으며 전남도 2021년 2천163가구, 2022년 3천29가구, 2023년 3천618가구, 2024년 3천598가구 등 증가세가 이어졌습니다.

시군구별로는 광주의 경우 북구가 541가구로 가장 많았고 광산구(338), 서구(247), 남구(101), 동구(71)가 뒤를 이었습니다.

전남에서는 광양의 미분양이 1천191가구였으며 순천(733), 여수(506), 목포(244), 나주(112) 등이었습니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광주의 경우 북구·동구를 중심으로 올해 4월 기준 349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방은 고정 수요가 당장 늘어나기 힘든 만큼 수도권과는 다른 방향으로 공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23일 "올해 하반기 광주 900가구·전남 2천 가구 이상 공급이 예정돼 있고 내년 광주 입주 물량도 1만 1천 가구가 넘는다"며 "향후 5년 이내에 광천·신가·학동·전일방 등 대형 재개발 완공도 예상돼 공급 확대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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