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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 40%↑ 흡수제 개발…해외 진출 노린다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6.23 06:13|수정 : 2025.06.23 06:13


▲ KIST,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 높인 아민 기반 흡수제 및 공정 개발

탄소중립 핵심 기술인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40% 이상 높이고 안정성과 휘발성도 낮춘 흡수제가 개발됐습니다.

유지보수 비용 등을 대폭 낮추고 대규모 실증도 마쳐 해외 기술이 장악한 이산화탄소 포집 시장 개척에 도전할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이현주·이웅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습식 아민 기반 이산화탄소 흡수제와 흡수 공정을 개발해 DL이앤씨의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전문 자회사 카본코(Carbon Co)에 총액 14억 원에 기술이전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기술이전된 흡수제는 회사 수요에 맞춰 흡수제 성능지표를 상업성에 초점을 둬 검증했고, 그 결과 산업현장에 최적화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우선 연구팀은 습식 흡수법에서 쓰이는 아민 흡수제를 개량해 이산화탄소 포집량을 높이면서도 에너지의 상당량을 소모하는 물을 최대한 적게 쓰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웅 책임연구원은 "아민이 이산화탄소를 잡을 수 있는 기를 여럿 두게 했고 물이 없어도 구조적으로 안정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며 "산화 문제도 큰데 구조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분자를 내부에 추가해 안정성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실험실에서는 잘 동작하지만, 실증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인증에도 나서는 등 여러 차례 실증에 공을 들였습니다.

벤치 규모 실험에서는 이산화탄소 1t 처리에 2.2기가줄(GJ)의 에너지 소비를 기록한 데 이어 캐나다 국제 파일럿 실증 시설에서는 이보다 낮은 이산화탄소 1t당 1.95GJ 기록을 세워 세계 최고 수준 실증 결과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3.8GJ 이상 에너지를 요구하는 기존 모노에탄올아민(MEA) 흡수제 대비 40%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이현주 책임연구원은 "태안에서도 화력발전소를 활용해 3천 시간 이상 시험했고 캐나다에서도 2천 시간 이상 진행했다"며 "유실이나 화학적 변형이 거의 없이 굉장히 안정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안정성과 휘발성을 개선해 오랜 기간 고온 운전에서도 성능 저하가 없고, 용매 손실도 줄어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기술을 이전받은 카본코는 현재 경기 포천에 파일럿 설비를 지어 실증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플랜트 수주 등과 연계한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이현주 책임연구원은 "흡수제 성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 경제성을 높이고 친환경 공정 전환 속도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실 수준 성과가 기업과 연계해 실제 산업 조건과 유사한 실증 환경에서 국제적 성능을 입증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가 화력발전소 같은 안정적인 실증 장소를 제공하고 신재생에너지가 부족한 점 등 한국의 약점을 극복할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습니다.

이웅 책임연구원은 "기존 시장 강자들은 석유채굴 등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는 곳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만 우리는 후발 주자"라며 "해외 시장의 압도적 성능과 가격을 뚫어야 하는데 이번 기술 개발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KIST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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