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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주도했던 회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주식 계좌에 접속했다는 객관적 자료인 IP 주소 역시, 재수사가 이뤄진 뒤에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난 수사팀은 주식 매매 시점에 사용됐던 IP 주소만 들여다보다가 중요한 정황을 놓쳤던 겁니다.
이 내용은 전연남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찰은 지난 2021년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미래에셋증권 계좌 거래와 관련한 IP 주소를 확보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김 여사 계좌는 컴퓨터 HTS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했다고 회신했기 때문입니다.
IP 주소는 인터넷 사용자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입니다.
IP를 추적하면 김 여사 아이디로 어디에서 컴퓨터 HTS를 이용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했는지 확인 가능합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확보한 IP 주소 목록에는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하며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블랙펄인베스트먼트는 없었고, 이는 김 여사 불기소 결정 이유의 하나가 됐습니다.
어디서 김 여사 계좌가 이용된 건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찰 재수사팀은 블랙펄과 김 여사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정황을 파악했습니다.
김 여사 명의의 주식 계좌에 여러 차례 접속한 IP 주소가 블랙펄 사무실로 확인된 겁니다.
이전 수사팀은 김 여사 계좌에서 주식 매매 시점에 HTS에 접속해 있던 IP 주소들만 분석했는데, 재수사팀은 HTS 프로그램에 로그인하는 시점에 사용된 IP 주소들까지 미래에셋증권에 추가 요구한 끝에 해당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재수사팀은 블랙펄 측이 IP 주소를 숨기기 위해 김 여사 아이디로 HTS를 이용할 때 별도의 무선 인터넷 장비를 이용했지만, HTS 프로그램 로그인 시점에는 실수로 사무실 인터넷망을 몇 차례 이용했다고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이 모 씨는 SBS 취재진에게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적이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