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울 아파트에 쏠린 이른바 '불장' 조짐에 금리를 더 낮추기 부담스러운 환경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단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에 주택 공급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 총재로서는 이례적으로, 부동산 시장 현안에 대해 다시 한 번 직접적인 의견을 내놓은 겁니다.
이 총재는 오늘 한은에서 열린 상반기 물가 설명회에서, 지금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추가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에 대한 기대가 함께 작용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공급에 대한 기대 불안이 '믿지 못하겠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구체적인 공급안이 수도권 지역에서는 더 나와야 될 것 같고...]
이 총재는 주택과 외환시장을 보면서 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은 지난해 이른바 '금리인하 실기론'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며 가계부채가 급증했다는 이유로 8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0월에야 인하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 총재가 지적한 '수도권 집값 과열' 조짐은 최근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은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경우가 24건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이렇게 매각가율 100%가 넘은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월 평균 25.4건이었는데, 이달엔 중순에 이미 이 정도 규모에 도달했단 겁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외 지역에서도 매각가율이 100%를 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매는 실거주 의무가 없어 토허제 지역에서 관심이 더욱 컸지만, 최근엔 토허제 외 지역의 실거주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매각가율이 높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글로벌 금융사 씨티그룹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최근 연율 환산 기준으로 10% 넘게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달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의 4주 이동평균치가 0.185%로, 연환산하면 10.2%에 달한다는 겁니다.
씨티는 이대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계속 들썩인다면,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8월이 아닌 10월로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취재: 정준호, 영상편집: 최혜영,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