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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SPC 삼립 제빵공장과 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달 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숨진 지 거의 한 달 만입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공업용 윤활유 통 안에 뭐가 들어 있었는지, 또 빵을 만드는 곳에 대체 그게 왜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권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사관 수십 명이 파란색 상자를 들고 건물 밖으로 나옵니다.
오늘(17일) 오전 9시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수사인력 80여 명을 보내 경기 시흥 SPC 삼립 시화공장과 서울 본사 등 1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세 차례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후, 네 번째 만에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집행에 나선 겁니다.
50대 여성 근로자 A 씨가 지난달 19일 새벽 SPC 삼립 시화공장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사고가 난 지 29일 만입니다.
사고 당시 A 씨는 제조된 빵을 식히는 기계의 컨베이어 벨트가 잘 작동하도록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수사당국은 자동으로 윤활유를 뿌리는 장치가 있는데도 A 씨가 컨베이어 벨트 내부로 들어가 작업을 진행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A 씨가 숨진 현장에 있던 공업용 윤활유 용기와 내용물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SPC 측은 경찰 조사에서 제빵 공정에 공업용 윤활유는 사용하지 않고 식품용 윤활유만을 사용한다며, 공업용 윤활유 용기 안에 식품용 윤활유를 소분해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원활한 컨베이어 벨트 작동을 위해 공업용 윤활유를 발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윤활유 구매 이력까지 압수수색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고용노동부는 SPC 법인과 김범수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경찰은 현장 관리자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양현철·이상학·강시우,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장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