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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진천동의 주택가.
대선에 사용됐던 각종 기표 용구들이 길가에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기표대와 칸막이, 투표지 상자들도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폐기를 앞둔 고물 더미 속에서 난데없는 투표록이 발견됐습니다.
[A 씨/최초 발견자 : 지나가다가 이런 걸 보니까 제 아들도 이상하다. 개인 인수인계 대장처럼 사인이 돼 있고 그래서 이런 건 보안을 철저히 해서...]
이곳에 버려진 이번 대선 한 투표소의 투표록입니다.
투표관리관의 서명과 날인이 나와 있고, 선거인명부 등재자 수, 투표용지 수령 매수까지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투표 사무원과 각 정당 참관인의 이름은 물론 해당 투표소에서 발생한 특기사항도 모두 기록돼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투표록은 총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교부 수를 대조하는 법적 근거가 되는 서류로 당선인 임기 동안 반드시 따로 보관해야 합니다.
선관위를 직접 찾아가 확인해 봤습니다.
황당하게도 고물 더미에서 발견된 것과 똑같은 내용의 투표록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선거 당일 투표록을 새로 작성하면서 빚어진 일이라는 건데, 날인까지 마친 기존 투표록을 제대로 파기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내다 버린 겁니다.
[전현숙/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관 : 폐기되어야 할 투표록이 제대로 폐기되지 않아 발견된 투표록은 투표록으로서 효력이 있는 정규 선거 관계 서류가 아닌, 폐기 대상 서류에 불과하므로 선거관리상에 하자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부실 관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선관위가 또다시 국민 불신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취재 : 안상혁 TBC, 영상취재 : 김도윤 T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