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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휴업·폐업 잇따르는 철강업계…포항 경제 '휘청'

입력 : 2025.06.16 10:00|수정 : 2025.06.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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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철강 산단 최대 사업장인 현대제철 포항 2공장, 지난해 11월 축소 운영을 한 지 일곱 달 만에 결국,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H-빔 같은 형강 제품이 주요 품목인데 건설경기 장기 침체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현대제철은 굴착기 무한궤도를 만드는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는 내년 말 매각하기로 하고 오는 11월 가동을 멈출 계획입니다.

1979년부터 철강 산단을 지켜온 철근 분야 중견기업 코스틸도 폐쇄됐습니다.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해 최근 회생계획 인가가 났지만, 포항 3개 공장 모두 매각을 추진하는 겁니다.

이처럼 포항 철강산업 현장에 휴업과 폐업이 도미노처럼 번지면서 일터를 떠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노조에 따르면 포항 1, 2공장에 협력업체를 합쳐 2천 2백여 명이 근무했지만 지난해 말 이후 희망퇴직과 당진공장 전환 배치 등으로 3백 명 정도가 빠져나갔습니다.

노조는 무기력한 셧다운 대신 포항공장 신규 투자를 위한 회사와 포항시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동기/전국금속노조 포항현대제철지회장 : 사업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해 내는 게 기업들의 의무이지 않습니까. 신규 사업들을 개발해서 대처해야 하는 거 아니냐.]

코스틸 포항공장의 직원 3백여 명은 정리해고 등으로 이미 회사를 떠났습니다.

지난 4월 기준 포항의 1차 철강 제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2만 7천 7백 명으로 작년 말에 비해 8백 명 넘게 줄었지만 고용 한파는 지금부터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잇따라 폐쇄했던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어려움이 여전합니다.

세계적 공급 과잉과 중국산 저가 공세, 미국 관세 압력이 겹치면서 지난 4월 포항제철소의 조강생산량은 한 달 만에 17% 줄었습니다.

고로 보수를 진행하던 1년 전과 비슷하고 재작년에 비해선 29%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올 들어 4월까지 포항 철강 산단 생산액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9% 줄었습니다.

포항시는 국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정부에 제출한 데 이어 광양, 당진 등 다른 철강 도시들과 함께 철강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강덕/포항시장 : 제조업의 가장 근간이 되는 철강산업이나 이런 것들이 무너질 경우에 대한민국이 제조업 강국에서 탈락 될 수 있다는 그런 위기감을 우리 정부 관계자나 모든 사람들이 함께 가지고 대응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상가상 미국의 관세 압력에 이대로 가면 산업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 벼랑에 선 철강산업으로 포항 경제에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취재: TBC 박철희 / 영상취재: TBC 김명수 / 디자인: TBC 김세윤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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