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수도권 야생 너구리 지도' 제작…3개 개체군으로 나뉘어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6.12 12:09|수정 : 2025.06.12 12:09


광견병 등을 옮길 수 있는 도심 야생 너구리 분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수도권 너구리 생태 현황 지도'를 제작해 하반기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 수도권 너구리 226개체를 분석한 결과 '인천과 서울 서부 및 경기 남서부 등 그 인접지', '서울 강서·양천·구로', '나머지 경기 북부' 등 3개 지역에 분리된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행동반경이 평균 1㎢ 미만으로 좁은 너구리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서부간선도로에 의해 서식지가 단절된 상태에서 번식을 거듭하며 유전적으로 단절된 3개 개체군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자원관은 설명했습니다.

자원관은 지역별 개체군 분포, 핵심 서식처, 이동 경로, 갈등·질병 발생 현황 등을 추가해 지도를 완성할 계획입니다.

너구리는 개과에 속하는 동아시아 토착종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합니다.

원래는 주로 도시와 산림이 만나는 경계에 서식하나 도시가 확장하고 너구리 서식지는 파괴되면서 도심에 유입되는 개체가 늘었습니다.

잡식성이고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과 번식력이 강합니다.

서울연구원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도심지 32.2%가 너구리가 살 수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연구원은 "너구리는 도심지 어디서나 출몰할 수 있는, 도심 생태계에 적응한 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된 너구리는 2018년 49마리에서 작년 117마리로 늘어났습니다.

도심 너구리는 광견병 등 인수공통감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어서 문제입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부터 도심 너구리를 대상으로 광견병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개과 동물 바이러스·세균성 질병 13종에 대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2006년 9월 서울 은평구에서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너구리 사체가 발견된 후 관련 사례는 없으나 북한과 인접한 휴전선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너구리는 야행성이고, 겁이 많아 사람을 피하므로 사람이 먼저 다가가 자극하지 않으면 도심에서 사람과 공존이 가능합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