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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잠들어 있는 '6·25 전사자'…한국 대사관, 첫 참배

홍영재 기자

입력 : 2025.06.10 04:01|수정 : 2025.06.10 04:01


▲ 6·25 참전용사 묘소 찾은 주쿠바 한국대사(오른쪽)

주쿠바 한국대사관이 6·25 전쟁에 미군 소속으로 참전했다 산화한 쿠바 출신 전사자에 대해 한국 정부 대표로는 처음으로 참배 행사를 가졌습니다.

9일(현지시간) 주쿠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호열 대사는 전날 수도 아바나 외곽 과나바코아 지역에 있는 유대인 묘지를 찾아 6·25 참전 용사였던 아이작 본다르(Isaac Bondar) 상병 묘소에서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재쿠바 유대인협회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이 대사는 추모사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인의 고귀한 희생을 바탕으로 오늘날 한국은 번영된 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이어 "본다르 상병을 대한민국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쿠바에 있는 6·25 참전용사 묘지를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2월 14일 전에는 양국이 미수교 상태였기 때문에, 관련 활동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주쿠바 한국대사관과 미국 전사자 추모 온라인 사이트인 '아너스테이츠' 등을 종합하면 본다르 상병은 1928년 8월 15일 쿠바에서 태어난 뒤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하던 중 미군 45보병사단 소속으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이후 전장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은 뒤 23살 때인 1952년 5월 29일 치료를 받다 전사했습니다.

그의 유해는 1952년 9월께 쿠바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전에는 미국과 매우 가까운 나라였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본다르 상병의 사례처럼 미군 소속으로 6·25 전쟁에 함께한 쿠바 출신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쿠바가 국가 차원에서 파병한 것은 아니어서 한국 국가보훈부에서 정리한 참전국 명단에는 없으며, 물자지원국 중 하나로는 올라와 있습니다.

주쿠바 한국대사관은 재쿠바 유대인협회와 지속해 교류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쿠바에 영면해 있는 참전 용사 찾기 지원에 나설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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