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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에 재선충까지…송이 산지 '초토화'

홍승연 기자

입력 : 2025.06.09 06:30|수정 : 2025.06.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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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월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로, 국내 최대 규모인 영덕의 송이 산지의 절반 이상이 불에 탔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나무를 말려 죽이는 재선충병까지 퍼져 농민들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홍승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송이 산지가 온통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올해 심은 묘목도 울창한 숲도 모두 불에 타 멀쩡한 소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곳은 30년 넘게 송이가 나던 자리인데요.

지금은 나무줄기를 건드리기만 해도 이렇게 재가 묻어나고 바닥에 있는 흙도 전부 까맣게 탄 상태입니다.

경북도가 집계한 영덕군 송이 산불 피해 면적은 축구장 6천3백여 개.

영덕군 전체 송이 재배 지역의 60%가 넘습니다.

[신두기/송이버섯 채취 농민 : 올해 송이라는 건 생각도 못합니다. 나무가 있어야 하지 뭐. 이제 뭐 투자할 힘도 없고 능력도 안 되고 빚내서 하려니 30년 기다릴 수도 없고 그렇습니다.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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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를 피한 송이 생산지를 가 보니 대부분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소나무를 말려 죽이는 재선충병에 감염된 겁니다.

[김충환/송이버섯 채취 농민 : 지금은 예전처럼 송이가 많이 안 나요. 산불(복구 작업) 때문에 재선충 작업도 못 하고 이러니까.]

영덕에서 소나무 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는 지난 2022년 이후 1년 만에 10배 넘게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포항과 경주에서 지난 2021년 전후로 재선충병 피해가 커질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정규원/산림기술사 (농학박사) : 피해목을 처리하는 것들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거나 고사목 전량을 제거하지 못했다거나….]

산불과 재선충병으로 송이 생산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자 경북도는 대체 작물 조성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지원은 1인당 최대 1억 원에 그칩니다.

[신두기/송이버섯 채취 농민 : (죽은) 나무 베어내는데 ha당 3천만 원입니다. 돈 1억 원 가지고 무슨 해결을 합니까.]

임산물인 송이는 재해보험 대상에서도 빠져 있어서 초토화된 송이 농가가 복구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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