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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도 경차 안 팔려…올해 연간 판매 7만 대 안될 듯

홍순준 기자

입력 : 2025.06.08 09:06|수정 : 2025.06.08 09:06


▲ 현대차, '더 뉴 캐스퍼' (사진=현대차 제공)

경기 불황에 경차가 잘 팔린다는 공식이 완전히 깨질 전망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차 판매가 대형차 선호와 신차 부재 등으로 큰 감소세를 보이면서 연간 판매 7만 대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5월 국내시장에서 경차는 작년 같은 달 대비 37.4% 급감한 5천626대가 신규 등록됐습니다.

올해 1∼5월 누적 경차 등록 대수도 3만 8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 6천517대)보다 33.8% 줄었습니다.

이러한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경차 판매량은 10만 대는 물론 7만 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경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20.0% 감소한 9만 9천211대였습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1만 6천221대로 최다를 기록한 후 매년 감소해 2021년에는 10만 대에 못 미치는 9만 8천781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2021년 9월 현대차의 첫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캐스퍼가 출시되고, 해당 차량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이듬해인 2022년 연간 판매는 13만 4천294대까지 늘었습니다.

또 2023년에는 35.2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레이EV가 출시되면서 연간 판매량은 12만 4천80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판매량이 15년 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자동차 업계는 레저용 차량(RV) 등을 중심으로 대형화·고급화한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경차 외면'으로 이어졌다고 해석했습니다.

신차가 부재한 것도 이러한 판매 급감을 이끌었습니다.

쉐보레 스파크 단종 후 현재 국내 시장의 경차 모델은 기아 모닝과 레이, 레이EV 및 현대차 캐스퍼입니다.

여기에다 캐스퍼에 기반한 전기차인 캐스퍼EV가 크기가 커지며 소형차로 분류된 것도 경차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완성차업체들이 수익성이 낮은 경차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차종을 집중하는 것도 이런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도요타가 경차 아이고X의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하며 유럽 경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도요타 아이고 X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에 따른 차량 수요 둔화에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경차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독보적 신차 모델이 출시되지 않는 한 이러한 추세는 돌이키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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