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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보험사 K-ICS 급락…롯데·동양·푸본 등 150% 미달

노동규 기자

입력 : 2025.06.01 10:38|수정 : 2025.06.01 10:38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규제 반영으로 인해 1분기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했습니다.

1일 주요 보험사들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대부분 보험사의 1분기 지급여력(K-ICS) 비율이 작년 말 보다 하락한 가운데 MG손보(-18.22%)와 롯데손보, 푸본현대생명, 동양생명 등이 당국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롯데손보는 작년 말 154.59%에서 119.93%로 34.66%포인트(p), 동양생명은 같은 기간 155.5%에서 127.2%로 28.3%p 하락했습니다.

푸본현대생명도 이 기간 157%에서 146%로 11%p 낮아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K-ICS 감독 기준을 현행 150%에서 130%로 인하하기로 했는데, 특히 롯데손보와 동양생명의 K-ICS 비율은 인하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 겁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행사 번복으로 논란을 빚은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동양생명은 지난 5월 발행한 후순위채(5억 달러) 효과로 2분기에는 K-ICS 비율이 개선돼 154%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대형 보험사도 K-ICS 비율 하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한화생명은 작년 말 163.7%에서 1분기 154.1%로 내려 150%를 턱걸이했고, 작년 말 157%를 기록했던 현대해상은 1분기 159.4%로 150%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220.76%에서 186.82%로 33.94%p 하락했고, KB라이프는 263.14%에서 234.09%로 29.05%p, 신한라이프는 205.74%에서 189.28%로 16.46%p, NH농협손보는 201.59%에서 165.72%로 35.87%p 하락했습니다.

교보생명의 경우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1분기 비율이 145.84%로 150%를 밑돕니다.

K-ICS 비율 하락은 1분기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에 따른 보험 부채 증가, 순자산 감소 탓입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할인율 현실화 등 제도 강화의 영향으로 업계 전반의 자본 관리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K-ICS 비율의 금리 민감도가 높은 회사들은 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 가세하며 큰 폭의 K-ICS 비율 하락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보험사들은 1분기 4조 7천억 원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최근에도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등에 나서면서 K-ICS 비율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하고 조달 자금 전액을 K-ICS 비율 제고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한라이프도 올해 8월 3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위한 후순위채 모집에서 1조 2천억 원의 주문을 받았습니다.

이달과 9월에 각각 150억 원, 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푸본현대생명은 이달 130%를 넘겨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하반기에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은 K-ICS 권고 기준 130% 적용 시점을 당초 예정했던 하반기에서 이달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방침을 밝혔고, 업계에서도 빠른 시행을 원하는 상황"이라며 "시행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준금리가 연 2.50%로 인하되고,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은 만큼 관련 규제가 추가로 유예되거나 완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23년 발표된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이 작년부터 2027년까지 적용되는데, 논의 당시와 현재는 금리 등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추가 적용은 유예하고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금리가 안정화했을 때 다시 적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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