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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6조 원대↑…7개월 만에 최대폭

노동규 기자

입력 : 2025.06.01 09:55|수정 : 2025.06.01 11:17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6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가계대출 넉 달째 늘어…4월보다 5월 증가폭 확대

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6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통상 월말에 주택담보대출 실행이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5월 증가액은 총 6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2월(+4조 2천억 원), 3월(+4천억 원), 4월(+5조 3천억 원)에 이어 넉 달 연속 증가세가 지속됐습니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지난해 10월(+6조 5천억 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입니다.

올해 1분기부터 주택 거래가 크게 늘었던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도 더 빨라지는 모양새입니다.

가정의 달 연휴, 공모주 청약 일정 등에 따른 자금 수요로 신용대출 역시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합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금리가 인하됐고, 당국의 거시 건전성 관리 강화 효과는 오는 8~9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 5대 은행 신용대출 약 4년 만에 최대폭 증가

은행 (사진=연합뉴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 2천956억 원으로, 4월 말(743조 848억 원)보다 4조 2천108억 원 증가했습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8월 9조 6천259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9월 이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꾸준히 축소됐고, 올해 1월에는 4천672억 원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3조 931억 원) 다시 늘었고 3월(+1조 7천992억 원), 4월(+4조 5천337억 원)에 이어 5월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습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92조 5천827억 원으로, 4월 말(589조 4천300억 원)보다 3조 1천527억 원 늘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역시 지난해 8월 8조 9천115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뒤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1조 원대로 줄었다가 2월(+3조 3천836억 원), 3월(+2조 3천198억 원), 4월(+3조 7천495억 원) 등으로 다시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신용대출은 102조 4천931억 원에서 103조 5천746억 원으로 1조 815억 원 늘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21년 7월(+1조 8천637억 원)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추가 인하 전망이 우세한 데다 대선 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겹쳐 가계대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식, 가상자산 등의 투자를 위해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대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대기업 대출 5조 5천억 원↑…정기예금에 뭉칫돈

대기업 절반 이상 억대 연봉
기업 대출도 크게 늘었습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총 838조 2천813억 원으로, 4월 말(831조 2천790억 원)보다 7조 23억 원 증가했습니다.

지난 3월 2조 4천936억 원 줄어 은행들이 자본 비율 관리 차원에서 기업에 대출을 내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4월 6조 696억 원 늘어난 데 이어 5월 들어 증가폭이 더 커졌습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이 664조 9천347억 원에서 666조 4천378억 원으로 1조 5천31억 원, 대기업 대출이 166조 3천443억 원에서 171조 8천435억 원으로 5조 4천992억 원 각각 불었습니다.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17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5월 증가폭은 지난해 4월(+6조 1천377억 원)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컸습니다.

5대 은행의 수신(예금) 자금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소폭 늘었습니다.

요구불예금이 16조 9천897억 원 줄었지만, 추가 금리 하락 전 수요가 몰리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16조 6천203억 원 증가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적금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고객들이 여유자금으로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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