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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장인들은 리더가 되기를 회피하고 또 승진하기도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뜻하는 '리더 포비아'라는 말도 생겼는데요.
MZ 세대만의 특징인 건지, 다르게 봐야 할 부분은 없을까요?
[노한동/작가 : 저는 행정고시를 붙고, 문체부에서 행정 사무관으로 10년 동안 일 하다가, 2023년에 서기관으로 승진하자마자 퇴직하였습니다. 승진하자마자 조직에서는 "너 이제 대통령실로 가라" 이런 파견 명령을 좀 내리더라고요. 전문성도 쌓고 싶고, 하고 싶은 일도 있고 한데 개인의 선호 이런 것과 관계없이, 빈자리 채우기식의 인사를 10년 동안 당하다 보니까, '아 조직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승진했지만 이를 후회하고 있는 직장인도 있었는데요.
[20대 후반 4년 차 직장인 : 올해 4년 차가 돼서 사원이었다가 대리를 달게 됐어요. 저는 경력직으로 이직을 해서 왔는데, 연봉협상 때 회사 측에서 내밀었던 카드가 '직급이 변할 때 (연봉) 상승 폭이 크다'였거든요. 근데 막상 대리를 달고 보니까 제가 예상했던 수치보다 상승률이 크지 않았는데, 일에 의욕이 안 생기잖아요. 어느 정도 직급을 달았으니까 회사에서 저에게 갖는 기대치는 수직 상승 되더라고요. 약간 압박감이 있고.]
[노한동/작가 : 가늘고 길게 가려면 주요 보직을 회피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리더 포비아' 현상은 MZ 직장인 특유의 트렌드라기보다 직장인 다수가 겪고 있는 감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전문가는 이를 어떻게 분석할까요?
[전이영/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 : 연 10% 이상씩 옛날에 조직이 계속 커가던 시절에는 (개인이) 성장을 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많았잖아요. 조직에서 내가 승진을 하고 위치를 더 확보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다면, 지금은 (경제) 성장률이 정체기에 빠져 있잖아요.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고.]
평생직장 시대가 무너지고 구조조정이나 평가로 '내가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면서 승진을 하지 않고 가늘고 길게 직장을 다니는 게 더 낫다는 분위기가 커진 거죠.
이런 생각은 X세대 등 현재 부장급 이상인 그룹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전이영/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 : 관리직은 제한이 있다 보니 내가 승진을 하면 그만큼 더 빨리 나가야 될 것 같은 그런 두려움을 갖는 거죠. 50대가 되면 이직을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지잖아요. 오래 붙어 있으려면 승진하면 안 되겠다.]
조직에선 소수의 관리자를 키우고, 능력 있는 경력직은 바깥에서 채용하는 인사 경영 트렌드도 리더 포비아로 이어집니다.
대응책은 없을까요?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 (승진 회피는 곧) 노동시장의 이동이 굉장히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런 점에서 불안정성이 커지게 되면 고스란히 사회의 어떤 갈등이라든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한다든가 대비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회 안전망 마련 외에도 기업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인재 육성과 조직 경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이영/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 : 성장할 수 있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조직이 돼야 될 텐데 꼭 승진을 하는 것만이 성장은 아니다. 관리자, 직무전문가 투 트랙을 활용해서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현상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