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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청진조선소에서 구축함의 진수 사고가 난 게 지난 21일이었으니까 1주일이 좀 더 지났습니다.
사고 직후, 즉 23일 날 북한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북한이 복구 기간을 대략 보름 정도로 제시를 했는데요.
오늘(30일)은 북한의 구축함 복구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지난 23일 날 북한이 제시한 복구 계획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23일) : 침수 격실의 해수를 양수하고 함수(배 윗부분)를 이탈시켜 함의 균형성을 회복하는데 2-3일, 현측 복구에 10여 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북한이 구축함을 측면 진수시키다가 발생을 했습니다.
측면 진수는요, 배를 옆쪽으로 진수시키는 건데요.

좌우 균형을 잘 맞춰서 바다로 내려보내야 약간의 출렁임 뒤에 균형을 잡고 설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구축함은 함미, 즉 배의 아랫부분이 먼저 바다 쪽으로 진수가 되면서, 함수, 배의 윗부분은 그대로 부두에 걸쳐진 채 좌초된 상태입니다.
사고 직후에 찍은 위성 사진을 보면, 북한 구축함은 부두에 누워 있는 채로 파란색 방수포에 덮여 있는데요.
앞서 보신 북한 발표 내용을 보면 북한의 복구 계획은 이렇습니다.
먼저 배 안에 들어 있는 바닷물을 빼내고요.
부두에 걸쳐 있는 배의 윗부분을 바다로 밀어 넣으면 배가 균형을 잡고 서게 될 것이고, 이후에 선체 측면의 긁힌 부분을 보수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배 윗부분을 바다로 밀어 넣는 시간이 2~3일 정도 걸릴 거다 이렇게 예상을 했는데요.
이 보도가 나온 때가 23일이었으니까 북한 발표대로라면 이제는 이 작업이 마무리되고 배가 바다 위에 서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지난 28일 기준으로 북한 구축함은 청진조선소에 여전히 그대로 누워 있는 걸로 확인이 됐습니다.
북한의 당초 계획대로 복구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25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보면 구축함 위로 하얀색 풍선들로 보이는 게 있는데 야간 조명을 위한 걸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즉 밤을 새워가면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도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걸로 보이는데요.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면 북한의 복구 계획에 애초부터 무리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먼저 구축함의 아랫부분이 바다에 잠겨 있는데, 이 상태에서 물을 빼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 배 윗부분을 바다로 내려보내서 배를 세운다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대권/유성수중개발(수중인양 전문업체) 사장 : (배에서) 물을 다 퍼도 밸런스(균형)를 잃어버려서 옆으로 누웠기 때문에 (배를) 띄우기가 쉽지는 않아요. 누워 있는 상태에서 (바다로) 내려가는데 그게 오뚜기처럼 딱 서야 되는데 그게 서지나.]
결국 구축함을 복구하는 최선의 방법은 배를 육지로 끌어올려서 수리하는 건데요.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린다고 봐야 됩니다.
근데 북한은 왜 이렇게 급하게 보름 안에 복구를 마무리하겠다고 하고 있는 걸까요?
김정은이 진수식장에서 사고를 직접 보고 불같이 화를 내면서 무조건 다음 달 전원회의 전까지 복구를 마무리하라고 다그쳤기 때문입니다.
[조선중앙TV (지난 22일) :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로 된다고.]
기사로 정제해서 쓴 김정은의 분노가 이 정도니까 실제 현장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김정은의 지시에 대해서 무조건 '네, 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지금 현장 실무자들의 관심은 구축함이 나중에 제대로 된 군함 역할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게 아닐 겁니다.
보통 엔진에 바닷물이 들어가면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런 것도 지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김정은이 복구를 마무리하라고 제시한 시한, 즉 다음 달 하순에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 전까지 어떻게든지 외관상 구축함을 바다 위에 세워놓는 게 중요한데요.
다음 달 하순 전원회의가 대략 25일 이후쯤 열릴 거라고 본다면, 앞으로 25일 정도 남았는데 이 기간 안에 과연 실무자들이 북한 구축함을 바다 위에 세워놓을 수 있을지 좀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출처 : Airbus Defence and Space·MAXAR TECHNOLOG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