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정치

이재명, 광주전남 득표·투표율 90% 달성 관심…투표율이 핵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5.26 16:07|수정 : 2025.05.26 16:07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오늘(26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각 정당은 박빙 구도를 가정한 선거 전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의 득표·투표율이 이번 대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지난 제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재명 후보를 불과 24만 7천77표, 0.73%P 차이로 앞서며 승리했습니다.

당시 윤 후보는 광주에서 12.72%, 전남에서 11.4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 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호남 지역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해 전통적인 열세를 만회해 당선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내란 심판'을 주요 구호로 내세우며, 광주·전남에서 각각 90% 득표를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다만 투표율 목표는 지난 대선보다 5% 포인트 높은 85∼86%로 비교적 보수적인 수치를 설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지난 대선의 두 배 수준인 30% 이상의 지지를 호소하며, 최소한 이전 대선 이상의 득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광주·전남에서 90% 이상의 득표율을 달성할 경우 대선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90% 득표율 자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득표율 상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20대 대선과 동일한 투표율과 유권자 수를 가정하고 이재명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90%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추가로 확보하는 표는 약 10만 표에 그칩니다.

물론 이 후보가 표를 더 얻는 만큼 보수 후보의 표가 줄어들어 격차는 커지겠지만, 단일화나 이준석 후보의 선전 등 복잡한 선거 구도를 고려하면 호남의 득표율 상승만으로는 이 후보의 당선을 주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히려 투표율 상승이 민주당에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20대 대선과 같은 조건에서 광주·전남의 투표율이 90%에 달할 경우, 이재명 후보는 같은 득표율을 유지해도 약 31만 표를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90% 득표율과 90% 투표율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은 득표율뿐 아니라 투표율 상승을 함께 끌어내야 호남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호남의 '90%+90%' 전략이 결집을 유도하는 구호로는 효과적이지만,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을 겨냥한 확장 전략도 병행해야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 오승용 이사는 "20대 대선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수도권과 부·울·경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호남의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그것 자체가 '내란 극복'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돼 수도권과 중도 선택을 가늠하는 방향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