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투표 후 기자들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있다.
유권자들의 선거 불신과 야권의 투표 보이콧 유도 속에 현지시간 25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 여권이 압승했습니다.
AFP 통신은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의원 285명을 뽑는 총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사회주의당이 82.6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통합사회주의당이 24개 주지사직 가운데 23개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7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 이후 유권자들의 선거 불신이 극에 달한 가운데 치러졌습니다.
당시 대선은 마두로 정권 심판 분위기 속에 치러졌고, 출구조사에서도 야권 대선주자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의 승리가 예견됐지만, 친정부 성향의 선관위는 개표가 완료되기도 전에 현직이었던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공식화했습니다.
국내 여론이 들끓고 국제사회도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대법원마저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때문에 야권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일찌감치 웃음거리에 불과한 선거를 정당화하지 않기 위해 투표장에 가지 말라며 선거 보이콧을 독려했습니다.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불신은 투표율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중남미 지역 언론 인포바에는 여론조사기관 메가아날리시스 집계 결과 투표율이 12%를 조금 넘긴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AP통신은 일부 투표소의 경우 현장을 지키는 군인이 유권자보다 많았다고 보도했고, AFP 등 다른 외신들도 소수의 유권자만 투표소를 찾았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마두로 정부에서는 투표율이 42.66%에 달하는 등 참여율이 높아 선거 종료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선 이후 스페인으로 망명한 야권 지도자 우루티아는 SNS를 통해 선거 보이콧은 "변화와 존엄성, 미래에 대한 열망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조용하지만 울림 있는 선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