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호업체 성범죄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거짓말의 블랙홀 - 경호업체 대표의 진실'이라는 부제로 경호업체 성범죄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4월 13일, 한 경호업체 대표가 자신의 아내가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해고된 직원이 자신의 송별회에서 대표의 아내를 성폭행했다는 것.
이에 함께 있던 여직원이 유사강간 현장을 목격했다고 진술했고 현장에서 도주한 박 씨는 며칠 뒤 체포되었다. 특히 그가 과거 성범죄 전과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공분을 자아냈다.
그런데 얼마 후 박 씨 측이 자신은 대표의 아내를 성폭행한 적 없고 오히려 대표에게 감금 폭행을 당했고 사건 당일 가까스로 탈출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대표의 폭행으로 갈비뼈가 골절되고 실명 위기에 처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자신의 범행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여직원도 폭행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지적 장애가 있는 여직원이 대표의 강압에 의해 거짓 진술을 했다는 것.
그러나 허 대표는 박 씨가 허언증이 있다며 그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리고 피해자인 아내에게서 박 씨의 DNA가 검출됐다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과연 둘 중 거짓말을 하는 것은 누구일까?
박 씨는 제작진을 직접 만나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작진의 안위까지 걱정하며 자신이 그동안 대표에게 당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야구 방망이부터 삼단봉, 주먹 등으로 폭행을 하고 뭔가 마음에 안 들면 작업 대출까지 시킨 허 대표. 그리고 허 대표는 박 씨를 자신의 집 좁은 방에 감금하고 홈캠까지 설치해 감시했다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방 앞에서 다른 직원이 지키도록 했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박 씨의 과거 범죄 이력을 빌미로 그를 압박했다. 월급을 주기는커녕 박 씨에게 금품을 갈취했고 추가 직접 대출까지 시도했다. 그리고 박 씨의 실수로 대출을 받지 못하자 무자비한 폭행을 했다고.
허 대표에게 피해를 입은 이는 박 씨뿐만이 아니었다. 임금과 장비를 돌려주지 않아 허 대표와 다툼을 벌인 정 씨. 이에 허 대표는 직원들을 시켜 정 씨와 가족들을 집단 폭행했다. 하지만 허 대표는 자신이 사주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취재를 하던 도중 제작진은 유사강간을 목격했다고 밝혔던 여직원의 피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허 대표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허 대표는 이사를 떠나고 집은 비어있는 상태였다.
보육원 출신이라는 여직원에 대해 추적한 제작진은 여직원을 돌봐온 그룹홈 원장과 연락이 닿았다. 그리고 얼마 전 허 대표가 여직원 이 씨와 함께 원장이 이 씨의 지원금을 갈취하고 있다며 경찰을 대동하고 왔던 사실이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취재를 통해 이 씨도 허 대표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확인이 되어 제작진은 이 씨를 구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전문가, 경찰과 함께 이 씨를 구출한 제작진.
원장을 만난 이 씨는 바로 눈물을 터뜨리며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일을 고백했다. 어느 순간부터 폭행이 시작된 허 대표. 그는 자신도 감금 폭행했고 박 씨가 대표의 아내를 강간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긴급 진술 조사 후 즉각 이동한 이 씨. 제작진은 허 대표를 만나 이 씨와 박 씨 등을 착취하고 폭행한 것이 맞는지 추궁했다. 그러나 허 대표는 끝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리고 허 대표 옆에 얼굴이 온통 멍으로 뒤덮인 대표의 아내가 눈길을 끌었다. 누가 봐도 대표에게 폭행을 당한 것인데 허 대표는 뻔뻔한 모습으로 자신의 혐의를 계속 부인했다. 그리고 자신의 혐의를 다른 직원이 한 짓이라며 정 씨 일가족 집단 폭행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직원을 지목했다.
자신이 사주한 정황이 녹음된 녹취가 있음에도 아니라고 잡아뗀 것.
그런데 이때 경찰이 제작진에게 잠시 자리를 비워달라고 했다. 그리고 곧 긴급 체포된 허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 씨의 진술과 아내의 상처가 무엇보다 강한 증거가 되었던 것.
처음에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 것이 아니라 계단에서 넘어진 것이라던 아내. 그는 허 대표의 스토킹 피해자였다. 허 대표에게 성폭행과 폭행을 당한 아내. 그는 출산 후 가족과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밝혀졌다.
허 씨의 구속 수사가 진행되던 어느 날 심리 변화가 생긴 허 씨의 아내는 허 씨의 폭행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리고 허 씨가 직원들에게 작업 대출을 받도록 했고 자신은 거듭된 협박으로 허 씨 곁을 떠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아내에게 노래방 접대일까지 시킨 허 씨. 그는 직원들과 아내에게 강취한 돈을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겉으로는 성공적인 사업가 행세를 했지만 직원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하수인과 아내를 이용해 온갖 범죄 자행한 허 씨.
그게 대해 정신과 전문의는 "언어의 유창성이라든지 앞뒤 논리로 봤을 때 정신질환으로 보기 어렵다. 의도적인 거짓말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자신의 거짓말에 세상이 속을 거라고 생각했다. 경찰까지 자신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고 심지어 방송국까지 허 씨가 하는 이야기를 다 믿고 방송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니 피해자들은 더 무서웠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지적장애, 강제추행 전과, 정신과병력 등을 가지고 직원들을 통제했던 허 씨. 이에 전문가는 "사이비 교주랑 같은 방법으로 착취하고 있다. 치부책으로 통제하는 것인데 자기보다 취약한 누군가를 데리고 승리하는 경험을 반복하니 점점 대범해진다.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죄책감을 못 느끼고 공감 능력 없는 성격적 특징이 있다. 성격이 고쳐지지 않는 한 비슷한 수법의 대인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폭행, 상해, 감금, 공갈, 명예훼손,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가진 허 씨. 이에 전문가는 "직원 세 명이서 집단적으로 상해를 가한 것에 허 씨의 지시가 확인되면 특수상해 교사범이 된다"라며 "직접 폭행 실행을 담당한 사람들이 저 사람이 시켰다고 얘기를 하면 그게 가장 핵심적인 증거가 되어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직원들을 감시하다 가장 마지막으로 탈출한 윤 씨는 허 씨가 일가족 폭행 사건을 사주한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고백했다. 허 씨는 현장에 경찰이 등장한 순간에도 자신이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며 태연하게 연기를 했다고. 그리고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까 봐 박 씨에 대한 거짓된 고발을 했다는 것.
이에 윤 씨는 허 씨가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반복적인 폭행으로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상당할 거다. 정신적인 종속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게 도와주는 일이다"라며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도와갈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현재 허 씨의 아내는 아기와 함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이혼절차 밟을 예정이며 여직원 이 씨도 장애인 쉼터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자립 준비를 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