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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남아공 집단학살 증거라더니…"콩고 영상 발췌본"

김경희 기자

입력 : 2025.05.23 17:23|수정 : 2025.05.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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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찾은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앞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인 집단 학살 의혹을 제기하며 몰아붙입니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지만 학살의 증거라며 동영상과 기사 뭉치를 들이밀었습니다.

[시릴 라마포사/남아공 대통령 : 대통령님, (백인 집단 매장지가) 어디인지 보고받으셨습니까? (아니요.) 저도 저곳이 어디인지 알고 싶습니다.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좋아요. (남아공에 있는 겁니다.) 저희가 알아봐야겠네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여기 보세요, 사방에 묘지입니다. 여기 묻힌 사람들은 모두 백인 농부입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제시한 증거들이 실은 엉뚱한 곳에서 촬영된 걸로 드러났습니다.

로이터는 해당 사진이 지난 2월 남아공이 아닌 콩고민주공화국 고마에서 반군과의 대규모 전투 후 시신을 수습하는 영상 중 일부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소속 영상기자 자파르 알 카탄티가 반군과 협상 끝에 현장 접근 허가를 받아 단독 촬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의 사진을 게재한 보수성향 온라인 매체, 아메리칸 싱커도 콩고에서 찍힌 사진이란 걸 인정했습니다.

실수 때문에 본질이 흐려져선 안된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옹호하면서도 엉뚱한 증거였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회담장에서 보여준 동영상 속 장면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농부 1천 명이 학살된 후 매장된 곳이라고 주장했지만 뉴욕타임스는 피해자 추모 행진 영상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과 다른 자료들이 어떻게 검토 없이 외국 정상에게 제시될 수 있었는지 비판이 일자, 백악관은 "인종적으로 박해받은 사람들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답변을 반복했습니다.

(취재 : 김경희, 영상편집 : 채철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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