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흠뻑쇼'에 밀린 전국체전…선수들 훈련은 어디서? [D리포트]

입력 : 2025.05.23 10:36|수정 : 2025.05.23 11:44

동영상

'대한민국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전국체전이 부산에서 열립니다.

2만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만큼 80여 개 경기장에 잔디와 트랙을 새로 까는 등 대공사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전국체전 개최를 불과 두 달 앞두고 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열리게 됐습니다.

공연 때마다 수백 톤의 물을 쓰는 싸이의 흠뻑 쇼는 매번 수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유명 공연인데요.

그런 공연이 이곳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면서, 전국체전을 위해 기껏 관리한 잔디며 트랙이 망가지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국체전 참가 코치 :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와서 몸 푸는 장소고, 몸 맞추고 기록 맞춰보는 곳인데. (경기장에) 큰 트럭부터 시설이 들어오게 되는데, 공연 작업자들은 이런 시설 신경 안 쓰잖아요.]

공연 설비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데 드는 시간은 약 일주일,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하던 선수들은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됐습니다.

[장유현/부산육상연맹 전무이사 : 보조경기장은 부산 육상 대표 선수들의 훈련지이기도 합니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될까 그런 부분들이 많이 우려됩니다.]

급한 대로 구덕운동장을 대체 훈련장으로 마련했지만 여기저기서 불만이 쏟아집니다.

[정안성/전국체전 참가 선수 : (구덕운동장은) 시설도 다른 시합장보다 좋지 않다 보니까 다양하게 운동을 하지도 못하고, 적응도 안 되고 분명 부상이 올 수도 있죠.]

부산시는 공연 이후 대회까지 남은 기간 최대한 차질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손태욱/부산시 체육국장 : 특수 재질의 보호막을 다 깔고 최대한 피해 없이 원상 복구까지 약속했고, 서울이나 전남도 똑같이 전국체전을 앞두고 했었고요.]

하지만, 지난 2018년 싸이 씨의 공연 뒤 잔디 손상으로 축구 A매치가 취소되며 부산시가 비난을 자초한 사례가 있습니다.

부산시는 이번 공연을 통해 약 5억 원의 세수를 얻게 됩니다.

세수 확보도 관광객 유입도 중요하지만 기껏 보수 공사까지 마친 경기장에 공연을 허가한 것이 합당한지 논란은 커질 전망입니다.

(취재 : 이민재 KNN, 영상취재 : 김태용 KNN, 영상편집 : 김은희 KNN,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