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중견화가 이은주 작가는 시간 속에 담긴 우리 기억의 형체와 그 의미를 탐구합니다. 시간의 변화 속에서 기억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전시 소식,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찰나-시간의 궤적을 따라서 / 6월 1일까지 / 영은미술관]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찍은 사진인데, 윤곽선이 뚜렷하지 않고 흘러내리는 듯합니다.
그랑 팔레의 사진도 부분적으로 뭉개진 채 흐릿한 실루엣만 강조됐습니다.
마치 언제였는지 모를 한순간의 기억이 남긴 잔상 같습니다.
사진을 찍은 뒤 시아노타입 인화 방식으로 감각을 덧입혀 과거의 순간을 캔버스에 담아낸 겁니다.
구한말 남대문의 사진은 오래된 과거의 기록이지만, 역시 시아노타입 기법으로 마치 내 기억 속의 한 장면인 것처럼 복원했습니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사진에 시간을 담는 작업입니다.
[이은주/작가 : 그 순간에 그 이미지를 촬영을 하더라도 이미 그 시간은 이제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그런 어떤 시간성을 작품에다가 담고 싶었습니다.]
습기가 묻어 나올 듯한 비 오는 날의 풍경입니다.
흑백의 전통 수묵화 속 우산을 쓴 채 걸어가는 현대적 여인이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풀과 벌레를 비롯해 다양한 동식물들을 묘사하는 초충도에도 현대적 오브제들이 함께 등장합니다.
[이은주/작가 : 가상공간에 어떤 현실적인 이미지 요소를 집어넣어서 과거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며 가상이기도 한 그 세상을 한 공간에서 함께 하는, 함께하는 합일된 그런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영원히 있을 것 같지만 세상의 풍경들은 변해가고 우리의 기억도 변합니다.
그 변화의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고, 또 어떤 추억을 갖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