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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나신 날' 영상에 일본 신사…서경덕 "있을 수 없는 일"

유영규 기자

입력 : 2025.05.16 11:38|수정 : 2025.05.16 11:38


지난 15일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진행된 '세종대왕 나신 날' 기념식 영상에 일본 신사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념식을 주최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제가 된 영상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진행된 행사 리허설 과정에서 상영됐습니다.

이는 문체부가 외주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기념일 행사 영상 사이에 15초가량 삽입된 이른바 '브릿지 영상'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외주업체가 행사 영상과 영상 사이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문체부와 협의하지 않고 자체 제작한 영상"이라며 "시민 제보로 문제를 확인하고 즉시 영상을 삭제해 이후 리허설과 본 행사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오늘(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서 교수는 "경복궁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 앞서 문체부가 제작한 영상이 여러 차례 상영됐다"며 "영상 속에 일본 신사의 모습이 담겨 논란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세종대왕 나신 날을 맞아 제작한 영상 속 배경에는 우리 한옥이 아닌 일본 신사의 모습이 흑백으로 담겼다"며 "일본 국가등록유형문화재인 도쿄의 '간다 신사' 사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상 속 또 다른 건물은 중국의 절 형상을 한 사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 교수는 "영상은 본 행사 시작 전 여러 차례 재생됐지만 본 행사 때는 사용되지 않았다"며 "전 세계에 한글과 한국어를 널리 보급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국내 행사에서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상을 제작한 업체를 탓하기보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 한 정부 기관이 더 반성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체부도 기념식 영상 검수 과정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행사 전 홍보 영상에 대한 검수 작업을 했고, 문제가 된 브릿지 영상은 보고된 내용이 아니어서 미처 검수하지 못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검수 절차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서경덕 교수 SNS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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